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5명이 내년에 ‘긴축경영’ 방침을 시사했다. CEO들은 정치불안과 민간소비 부진 여파로 국내 경기가 내년은 물론 내후년에도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39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CEO 경제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5%는 내년도 경영계획 기조를 ‘긴축경영’이라고 답했다. 30.7%는 ‘현상유지’라고 답했고, ‘확대경영’을 하겠다고 선택한 CEO는 19.8%에 그쳤다.
긴축경영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CEO들은 ‘인력부문 경영합리화’(32.7%)를 꼽았다. 많은 기업이 내년에 조직개편과 인력감축, 임금조정 등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응답자의 81.5%는 현재 경기 상황을 일본식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했다. 장기간 경기저점 상황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반면, 현재 상황이 경기 저점이지만 머지많아 회복될 것이라고 답한 CEO는 9.2%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1%는 국내 경기 회복시점을 ‘2019년 이후’라고 답했다. 12.8%만이 내년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CEO들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2.3%로 한국은행(2.8%), KDI(2.4%), IMF(3.0%) 등 국내외 주요기관 전망에 미치지 못했다. 정치·사회불안(24.6%)과 민간소비 부진(21.1%), 기업 투자심리 위축(14.6%) 등이 우리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조사됐다.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에 대해 43.1%는 ‘규제 개혁 등을 통한 기업투자 촉진’이라고 답했다. 뒤를 이어 25.3%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CEO들이 선호하는 차기 대통령은 ‘사회통합형’(33.1%), ‘성장지향형’(26.5%), ‘개혁추구형’(21.7%), ‘안정중시형’(16.3%) 등의 순이다. 소통과 화합능력이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는 뜻이다. 18대 대선이 있었던 지난 2012년 조사에서도 사회통합형(37.3%)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반영하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경총 회원사와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에 응한 기업 259개 사 중 300인 이상 대기업은 90개사,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169개사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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