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글로벌 이동통신기술 업체인 퀄컴에 대해 역대 최고인 1조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내리면서 이를 이끈 정보통신기술(ICT) 전담팀이 주목을 받고 있다. ICT 분야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을 팀장으로 지난해 해당 팀이 꾸려진 이후 구글 퀄컴 오라클 등 다국적 ICT기업에게는 '악마'로 통할 정도로 무섭게 성장해 왔다.
현재까지 ICT 전담팀의 성적표는 1승 1패다.
공정위 ICT 전담팀은 1년간의 조사 후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이 DBMS(관계형 데이터베이스프로그램) 제품을 유지·보수 서비스와 끼워 팔았다며 과징금 및 시정명령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두 차례 전원회의를 통해 지난 4월 최종적으로 오라클에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끼워 팔기가 성립되려면 별도의 시장이 존재해야 하는데 오라클의 경우 유지·보수 서비스와 업그레이드는 서로 분리할 수 없어 별도의 상품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체면을 구긴 ICT 전담팀은 이번 퀄컴 건을 계기로 재기했다. 장장 5개월에 걸쳐 총 7차례 전원회의(공정위 1심 재판)가 열리고 삼성전자를 비롯해 미디어텍(대만) 화웨이(중국) 에릭슨(스웨엔) 등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자들이 심의에 참여한 '초대형 사건'에서 승리를 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ICT 전담팀의 다음 타겟은 구글의 불공정거래 행위 건"이라며 "다만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어서 빨리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퀄컴 건'을 맡은 실무자들은 위원회 내에서 '드림팀'으로 통한다.
우선 막내인 박정현 공정위 지식산업감시과 사무관(행정고시 54회)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서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 문과 출신이 많은 행정고시에서 보기 드문 이과 출신으로 이번 퀄컴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배현정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 사무관(행정고시 49회)도 박 사무관과 더불어 '에이스'로 꼽힌다. 행정고시 뿐만 아니라 사법고시(47회)도 붙어 법리에 정통하다. 항공화물 국제카르텔(담합) 사건 등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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