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여의도 LG트윈타워 대강당.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 400여명이 한편의 동영상을 시청했다.
올해로 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아 LG그룹 새해 인사를 마치고 난 바로 직후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100년을 넘어 영속하는 기업이 되려면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기업이 되어야한다"는 강조했다.
동영상은 '70년을 넘어 영속하는 기업으로 가기 위한 혁신'을 주제로 아디다스·GE·코닝·바스프 등 4개 기업의 혁신사례를 담았다. 모두 60~160여년 동안 사업을 이어오며 각각 제조혁신·연구개발(R&D)혁신·사업구조 혁신에 성공한 기업이다.
아디다스와 GE는 '제조혁신'을 이뤄낸 사례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9월 '스피드 팩토리'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로봇을 이용해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이 주문한 신발을 로봇 12대가 순식간에 맞춤 제작한다. 약 6주가 걸리던 맞춤형 신발제작을 5시간만에 끝낸다. 재고가 없으니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GE는 세계 최초의 산업인터넷 플랫폼인 '프리딕스'를 개발했다. 제품과 관련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다. 동영상에는 GE가 자사의 제트엔진에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각종 문제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 장면이 나왔다. 고객사는 항공기 가동률 향상과 비용 절감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GE는 또 다른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유리 제조업체 코닝은 'R&D 혁신' 사례로 소개됐다. 코닝은 모든 연구 프로젝트의 상용화 여부를 90일마다 체크해 시장 환경이 바뀌면 과감히 프로젝트를 수정한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개발한 제품이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얇고 가벼운 강화유리 '고릴라 글래스'다.
화학업체 바스프는 '사업구조'를 혁신한 사례다. 바스프는 지난 2009년 폴리스티렌, ABS합성수지 사업에서 철수를 결정할 정도로 창업이래 150여년 동안 사업구조를 계속 혁신해왔다. 장기적 차원에서 '경쟁사보다 더 나은 가치를 줄 수 없다'고 판단되면 그 사
그룹 한 임원은 "창립 70년을 맞아 사업 방식과 구조, 체질을 확실히 바꾸고 강화시켜 영속하는 기업으로 가자는 강한 메시지를 느꼈다"며 "변화와 혁신이 필수라는 점을 모든 경영진이 공감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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