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협력사를 바꾸기보다는 배터리 안전 기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차기 모델인 '갤럭시S8'의 개발 전략을 짰다.
23일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협력사를 늘리거나 바꾸는 계획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와 ATL 외에도 일본과 중국 업체 각각 1곳 총 4곳에서 스마트폰용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각 제품에 따라 협력사 중 2~3곳의 협력사를 정해 물량을 공급받는다.
갤럭시S8에도 배터리 공급사를 갑작스럽게 교체하기보다는 협력사들이 더 안전한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도록 이번 사건을 계기로 쌓인 노하우를 공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새로 출시될 갤럭시S8에 이미 삼성SDI는 배터리 공급 회사 중 하나로 정해졌다.
삼성전자는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 4명도 위촉했다. 사실상 스마트폰 기획 단계부터 출시까지 '다중 안전 장치'를 겹겹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에 대한 안전설계 기준도 강화했다. 스마트폰 설계 시 배터리의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사용 중 제품을 떨어뜨리는 경우에도 배터리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로 적용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배터리에 대해 8단계 안전검사를 도입키로 했다. 핵심부품을 전담하는 부품전담팀과 해외자문단도 신설한다. 특히 충방전 검사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검사, 소비자 조건 가속 시험 등 3가지는 신설됐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검증에 통과된 배터리만 갤럭시S8에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내부 분석은 지난해 11월 말 이뤄졌기 때문에 8가지 배터리 안전성 검사 프로세스 중 상당수는 이미 제품에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A에도 삼성SDI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썼다. 이미 제품 개발 과정에서 갤럭시노트7 사고로 인해 제기된 문제에 대한 조치를 삼성SDI가 받아들여 배터리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내린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수개월 동안의 조사 과정은 굉장히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고, 재발 방지책을 갤럭시S8에 전부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며 "소비자 안전성이 한층 높아진 신제품을 선보여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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