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등 조선업계 '빅3'가 올해 독(dock·배를 만들거나 고치는 곳) 3개와 인력 1만4000명을 추가 감축하고, 부동산 및 자회사 등을 매각하고 4조원 이상 유동성 확보하는 자구 계획을 이행한다. 정부는 해운업에 6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본격화하고, 국적 선사의 부산 신항의 한진터미널의 인수도 도모한다. 더불어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을 통해 조선 15건, 철강 6건, 유화 4건 등 최소 25건의 사업재편을 시도한다.
25일 정부는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9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업종별 경쟁력강화 방안 2017년 액션플랜(실천 방안)'을 발표했다.
조선업은 건조 능력을 줄임과 동시에 정부가 상반기 중 1조5000억원 상당의 군함 2척을 조기에 발주해 수주 절벽을 완화할 방침이다. 또 부산시와 가스공사 등 공공기관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4척을 시범 도입하고, 선박신조지원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10척 이상 신규 물량 발주를 지원하기로 했다. 조선 3사에 대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도 1분기 중 결정하고, 중소기업 정책자금 5400억원 등을 이용해 중소 조선사와 기자재업체도 지원한다.
해운업에는 금융 지원이 집중된다. 한국선박회사에서 1조원, 캠코선박펀드가 1조9000억원, 선박신조지원프로그램이 2조6000억원, 글로벌해양펀드가 1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 한국선박회사는 이날 설립을 완료하고 2월 중으로 1차 인수 대상 선박을 확정한다. 환적 물동량 유치를 위해 다음달까지 인센티브 확대·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미국·일본·중국·동남아 등 주요 물류 기업 대상 마케팅도 올 상하반기 나눠 두 차례 실시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우선 한국선박해양으로부터 지원 자금 6000억원 이상을 받아 외연 확대에 나선다. 한국선박해양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배를 시장 가격에 사들여 싼값(장부가)에 다시 빌려주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4000억원 가량은 현대상선 이외 선사가 받아 쓴다. 장금상선·흥아해운 등이 지원 대상으로 거론된다. 현대상선은 또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이 조성하는 글로벌 해양펀드를 활용해 부산 신항 한진터미널 인수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산 신항 한진터미널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해외로 넘어갈 위기다.
철강과 석유화학 업종은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업 재편을 가속화한다. 후판과 강관 등 공급과잉 품목의 설비 조정 및 매각, 냉연·도금 등 경쟁우위 설비 인수·합병(M&A), 합금철 같은 비철금속 공급 과잉 품목 설비 폐쇄·매각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진출하는 등 6건의 사업재편을 추진한다. 포스코의 128만t짜리 고로 1기는 폐쇄한다. 석유화학업종도 구조적 공급과잉 품목인 TPA·PS·폴리염화비닐(PVC)
유 부총리는 "기업 구조조정 펀드 등이 부실 정리와 기업 경쟁력 회복에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활성화 방안을 3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환 기자 /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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