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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패션그룹형지가 그룹 최초로 선보이는 복합쇼핑몰 '아트몰링' 오픈식에는 초청된 VIP와 소문을 듣고 온 지역 주민들 250여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트몰링은 5만8896㎡(1만7816평) 규모로 들어섰다. 면적 크기만 축구장 8개가 합쳐진 수준으로 서부산 일대 '최대·최초 복합쇼핑몰'이란 수식어를 달며 기대감 속에 문을 열었다.
◆ 서부권 일대 '랜드마크' 목표…쇼핑·문화·먹거리를 한 자리에
쇼핑몰 입구에 놓인 프랑스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 작가의 예술 조형물이 방문객의 시선을 먼저 끌었다. '유년시절 꿈의 유물'로 불리는 이 작품은 유년시절의 꿈은 일생 동안 간직할 상처와 희망의 씨앗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최 회장이 아트몰링을 이 곳에 연 의미를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인 셈이다.
주차장 시설을 포함해 지하 8층~지상17층으로 지어진 아트몰링은 패션관과 문화관으로 나뉜 건물 마주보고 있는 형태다. 쇼핑은 물론 푸드코트와 문화 시설을 자유롭게 오가며 즐길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쇼핑몰은 크게 ▲패션 ▲리빙 ▲식음료(F&B) ▲문화 콘셉트로 구별돼 각 테마별로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트몰링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곳이 바로 7층 멀티플랙스 영화관부터 17~18층까지 이어진 문화관이다. 서부권 일대에 유일한 영화관을 비롯 문화 전시회장 'B/O42', 루프탑(roof top) '아트가든' 등이 들어서 지역 문화 시설의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아트몰링에서 가장 애정을 쏟고 심혈을 기울인 곳"이라며 "지역에 열악한 문화시설을 보충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초입인 7층 에스컬레이터 양 벽면에는 실타래로 엮은 인테리어 조형물이 장식돼있다. 이후 각 층별로 색색의 면 원단과 방직기, 옷감 등이 걸려 있다. 쇼핑사업에 도전했지만 회사의 모태인 의류사업의 의미를 담아내 그룹의 이념과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12층에 있는 키즈존 외에 영화관 내 놀이시설을 조성해 부모가 아이와 함께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살렸다.
이날 아트몰링을 찾은 주부 김민지(31·여)씨는 "(이 일대에)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시설이 드물었는데 아트몰링이 들어서면서 이러한 고민이 해결된 것 같아 반갑다"면서 "키즈용품을 파는 것 외에 놀이 시설, 키즈 카페 등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더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20·30대 쇼핑문화공간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브랜드 배치와 인테리어 장식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형지의 대표 여성 브랜드인 크로커다일레이디, 올리비아하슬러, 샤트렌 등은 아트몰링의 성격과 맞지 않아 과감히 제외시켰다.
김희범 형지 마케팅본부 상무는 "쇼핑몰의 색깔에 맞춰 입점 브랜드와 공간 구성을 꾸몄다"면서 "쇼핑몰 타깃층인 20·30대에 맞는 색깔로 유통 채널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상권 살리기에도 적극 나섰다.
식음료 (F&B) 존에는 박배철 과자점, 아리랑고로케, 어묵먹은 호랑이 등 부산 명물이라고 불리는 지역 맛집이 입점돼 있다. 방문객과 아트몰링을 찾는 타 지역 관광객들에게 '부산의 맛'을 적극 알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오픈 직전까지 특혜 의혹에 시달려…교통 체증과 부족한 입점 브랜드도 해결해야
형지가 3년 동안 전방위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은 아트몰링은 불과 일주일 전까지 '개점'에 대한 잡음에 시달렸다. 1년 전부터 인근 상인으로 구성된 '형지쇼핑몰교통피해대책위원회(이하 피해대책위)'의 특혜 의혹 제기와 항의 민원때문이다. 교통체증 유발과 주변 상권에 심각한 피해를 불러올 것이란 지역 상인들의 우려가 시발점이 돼 쇼핑몰 앞 이면도로의 '폭'의 적법성을 놓고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오갔다. 지난달 15일 사하구청이 직접 나서 국토부의 유권해석을 요청해 '문제없다'는 답변을 받고 쇼핑몰 사용 승인이 내려졌지만 지역 상인과 일부 주민과의 갈등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최병오 회장은 이날 "난공사가 예상됐던 아트몰링에 이경훈 사하구청장을 비롯 부산 지역주민들의 염원과 응원에 힘입어 용기를 얻게 됐다"면서 "이 곳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하며 도산 위기를 겪고 재기하는 역경의 경험을 들어 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사하구를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해 지역 경제와 문화의 질이 한발 앞장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근 교통 체증의 심각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형지와 부산 사하구청은 이 문제에 대해서 유관기관과 지하철공사, 교통공단의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지속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일반적으로 큰 백화점과 쇼핑몰이 들어서면 2~3개월이 지나야 교통 안정기가 온다는 통계에 기초해 그동안 CCTV와 교통 단속을 강화해 불법주차, 간이 주차 등의 문제를 해소할 예정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입점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대학생 지소민(22·여)씨는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가려면 40분에서 1시간 거리의 롯데백화점(서면)이나 신세계(센텀시티)까지 가야했는데 사하구 아트몰링 개점으로 친구들을 이 곳에서도 자주 만날 것 같다"면서도 "브랜드 입점이 백화점 브랜드는 다소 적고 로드숍 화장품이나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에 치우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형지는 올 한해 아트몰링을 1000
[부산 =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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