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올 뉴 크루즈 최대 200만원 인하…불붙은 준중형 시장

↑ 한국GM이 8일 올 뉴 크루즈의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사진제공 = 한국GM]

한국GM이 고가 논란에 시달리던 '올 뉴 크루즈'의 가격을 최대 200만원 인하하기로 했다. 그동안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면서 현대차 아반떼와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8일 한국GM은 올 뉴 크루즈의 가격을 세부 모델별로 최소 129만원에서 최대 200만원까지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크루즈의 엔트리 모델인 LS의 경우 1890만원에서 1690만원으로 낮아졌다. 구형 엔트리 모델보다 오히려 싸다.
아반떼의 최저가격 트림인 '아반떼AD 1.6 스타일'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560만원이다. 여전히 130만원의 격차가 있지만 이 정도면 해볼만하다는 것이 한국GM의 판단이다.
한국GM이 이처럼 파격적 결정을 내린 것은 올 뉴 크루즈의 성공에 사활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GM이 시장에 내놓을 신차는 크루즈와 전기차 볼트다. 볼트의 경우 전기차라는 특성을 감안할 때 많은 판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올해 내수시장 두 자릿수 점유율 목표를 이루고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크루즈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1월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출시된 크루즈는 시작부터 고가 논란에 시달렸다.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한 준중형 시장에서 아반떼와 엔트리 모델 가격 차이가 300만원이 넘어 경쟁력이 없다는 비판이 꾸준히 이어졌다. 2월에는 에어백 안전 문제가 터지면서 차량 인도 시점도 이번달로 밀리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결국 지난달 신형 크루즈를 한 대도 팔지 못했고 구형은 6대가 팔리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한국GM은 터보엔진을 장착한데다 경쟁 모델에 비해 10㎝ 긴 전장(차 길이) 등 크루즈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가격이 내린 만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 인도는 다음 주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차의 성능은 준중형 급 이상이지만 가격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며 "중간에 가격을 내리면 이전 고객과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어 아예 처음부터 가격을 인하했다"고 말했다.
침체에 빠졌던 준중형 시장이 다시 부활할지도 관심이다. 준중형 시장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1만1147대로 전체 시장에서의 비중은 11.3%에 불과했다. 전년 동월 16.1%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업계에서는 크루즈의 인기가 높아지면 준중형시장에서 독주하던 아반떼와 경쟁 체제가 만들어지면서 시장이 다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