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노는 양의 품종 중 하나다. 털로 유명하다. 메리노 양모는 가볍고 부드러우며 신축성이 좋아 양복이나 스웨터의 소재로 쓰인다. 또 땀을 잘 흡수하고 배출해 통기성이 우수하고 기온에 맞게 온습도를 조절해 골프웨어 등 아웃도어 의류에도 많이 활용된다.
옷에 주로 쓰이는 소재지만 허민수 우주텍 대표는 국내 최초로 최고급 양복원단용 뉴질랜드산 메리노 울을 활용해 기능성 컴포트화 '르무통'을 만들었다. 허 대표는 "개발 초기부터 신발을 벗은 것처럼 편한 신발을 만드는게 목표였다"며 "메리노 울이란 소재가 그 목표에 들어맞았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양모란 소재 자체가 신발을 만들기에는 내구성이 약했기 때문이다. 허 대표가 영입한 원단 개발 전문가 김계수 우주텍 고문도 처음에는 고개를 내저었다. 허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신발 안감은 울 100%로 만들되 겉감 제작에 울과 폴리에스테르를 섞은 실로 짜인 원단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돌파했다. 메리노 울을 73%, 폴리에스테르를 27% 비율로 섞는 '인터밍글' 방식으로 2만번을 구부려도 끊어지지 않는 실을 제작한 것이다. 허 대표는 "2년간 연구한 끝에 특허를 취득한 양모 섬유 직조 기술을 통해 내구성을 키웠다"며 "겉감에 대한 FITI시험연구원의 테스트 결과에서도 면 원단이나 100% 울 원단에 비해 내구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르무통은 내구성을 보완하되 메리노 울 소재의 장점을 그대로 구현했다. 뛰어난 통기성으로 땀을 신속히 흡수해 공기 중으로 배출하며 스스로 기온에 맞게 온도를 조절해 맨발로 신어도 무리가 없다. 무게가 일반 스니커즈 대비 50% 수준에 가까울 뿐아니라 신축성도 좋아 개인마다 다른 발 사이즈에 최대한 적응한다. 허 대표는 "겉감의 형태가 여러 사람의 발 모양에 맞게 움직여줘 몸에 딱 맞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또 메리노 울이 가진 천연 항균성으로 인해 박테리아의 증식을 억제하며 발 냄새를 줄여준다. 머리카락 굵기의 1/5에 해당하는 섬세한 메리노 울을 봉제선 없이 하나의 섬유로 만드는 '모카신 공법'으로 안감을 제작해 뛰어난 착화감도 제공한다. 허 대표는 "맨발로 신었을 때 안감에 봉제선이 있으면 상처가 나기 쉽다"며 "르무통은 봉제선 없이 안감을 만들어 발에 상처가 나는 것을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올 2월 르무통 브랜드의 첫 제품 '르무통 클래식'을 출시한 우주텍은 당분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7월을 목표로 유아동용 컴포트화 '르무통 키즈'를 출시해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이를 발판으로
[안산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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