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반도체 가격 고공행진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는 실적을 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도시바 인수 여부와 관계없이 당초 계획했던 투자도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하반기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도 보냈다. 1분기가 비수기라는 점에서 올해 영업이익이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5일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매출 6조2895억원, 영업이익 2조4676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0%, 영업이익은 339.2% 급증했다. 성수기인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7.4%, 영업이익은 60.6% 늘었다. 순이익 1조898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 기록했던 1조 6286억원을 다시 한번 넘어섰다.
지난달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 업체인 마이크론도 10억 440만 달러(약 1조 20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이 22.5%에 그쳤던 마이크론과 질적으로 달랐다.
영업이익률을 39.2%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하이닉스가 판매한 D램의 평균가격은 전분기 대비 24% 상승했다. 반도체 업계 전반적으로 공급이 달리는 상황에서 PC와 서버용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전 분기 대비 낸드플래시 평균가격도 15% 가량 높아졌다.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 낸드 탑재 용량을 올렸고 고사양 게임 인기로 인한 PC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탑재 수요 증가도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하이닉스는 이날 미세화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세 공정이란 반도체 회로 사이의 폭을 줄이는 것으로 10나노를 줄이면 생산량이 60% 증가한다.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램 20나노(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초반급 제품의 양산이 확대되고 있고 차세대 제품인 10나노 후반 D램도 하반기에 일부 양산할 계획이다.
D램에 비해 공정 전환이 다소 늦은 낸드 플래시도 지난해 연말 양산을 시작한 48단 3D(3차원) 제품의 생산 비중을 올해 늘릴 계획이다. 최근 개발 완료한 72단 3D 제품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제품과 SSD 용으로 하반기 일부 양산할 방침이다. 하이닉스는 현재 D램 분야에선 세계 2위, 낸드분야에선 세계 5위권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을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인수에 성공한다면 낸드 플래시 부문에서도 점유율 순위가 2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도시바 인수 여부와 관계없이 3D 낸드 플래시 부문 등에 대한 시설 투자는 계획대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올해 이천 'M14' 공장 2층에 3D 낸드 투자와 청주에 신공장 건설 등 약 7조원의 시설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빅데이터·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의 기술 발달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에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