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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모델들이 29일 QLED TV 'Q8(커브드)' 75형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QLED TV의 대형 라인업인 평면 타입의 'Q7'과 커브드 타입의 'Q8' 등 QLED TV 75형 2종을 출시하며 기존 55형·65형에 75형을 더한 다양한 라인업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사진출처 = 삼성전자] |
이런 상황에서 29일 삼성전자가 새롭게 내놓은 75인치형 QLED TV는 전략적으로도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TV제품군인 QLED TV를 55인치와 65인치만 내놓았었다. 이 정도로도 글로벌 프리미엄TV시장 에서 1위 자리를 충분히 지켰지만, TV대형화 추세에 맞춰 75인치 제품을 출시해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더욱 벌이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현재 전세계 TV시장은 프리미엄제품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저가제품은 중국업체들과 가격경쟁에서 밀리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프리미엄 TV시장은 '화면은 더 크게, 화질은 더 높게'로 요약할 수 있다. 50인치 이상의 대형 TV와 UHD(초고화질) 제품이 대세다. 실제로 올해 50인치 이상 초대형TV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판매비중이 50%(금액기준)를 돌파할 전망이다. UHD TV 출하비중도 올해 60%를 돌파할 전망이다.
사실 TV대형화와 UHD TV는 같이 봐야한다. 화면크기가 50인치보다 커지게 되면 기존의 FHD(고화질)TV로는 화소가 부족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 화면이 커진 만큼 화질도 UHD급은 되어야 꽉 찬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이 오는 31일부터 세계 최초로 시작하는 지상파 UHD본방송이 시작되는 점도 앞으로 프리미엄TV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김문수 부사장은 "기술과 디자인이 완벽하게 결합된 QLED TV는 전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혁신 제품"이라며 "55형, 65형에 이어 이번에 출시한 75형 QLED TV를 통해 전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초프리미엄 TV시장 장악 의지는 가격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이번 75인치형 QLED TV제품 출시가격을 평면타입(Q7)은 1040만원, 커브드 타입(Q8)은 1190만원으로 책정했다. LG전자의 77인치 OLED TV가 3300만원임을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LG전자는 "소비자들이 비싼 값을 내더라도 화질이 우월한 OLED TV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업계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입장에서 보면 화질 차이를 거의 못느끼끼 때문에 가격이 3분의 1수준이라면 파격적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초 QLED TV를 전세계적 시장에 내놓으면서 더이상의 화질경쟁은 의미가 없다고 이미 선언한 바 있다"며 "화질 끝판왕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최고 수준의 화질기술을 구현해낸 만큼 이제는 소비자들 편의성에 좀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QLED TV 중심으로 프리미엄TV시장을 완전히 재편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사실 프리미엄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OLED TV는 가격경쟁력에서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TV대형화가 이뤄질수록 가격이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55인치는 삼성의 QLED TV는 415만~485만원, LG의 OLED TV는 359만~52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65인치로 커지면 달라진다. 삼성 QLED TV는 604만원(평면형) 또는 704만원(커브드형)이지만, LG의 OLED TV는 740만~1400만원으로 확 높아진다. 이번에 나온 75인치에서는 가격이 3배 가까이 차이난다.
OLED TV가 역사가 짧고 아직은 대량생산이 이뤄질 않아 수율(불량없는 제품 비율)이 높지 않은 편이라는 점을 노린 측면도 있다. 삼성이 대형화로 다양한 크기의 TV를 앞으로 계속 내놓을 경우 생산공정을 다시 짜야하는 LG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OLED TV는 2020년이 되더라도 글로벌시장에서 2.1%(수량기준, IHS 분석)에 불과할 정도로 성장이 더디다. 금액기준으로도 7.4%에 그칠 전망이다.
문제는 가격경쟁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점이다. 현재 프리미엄시장 기준으로 많이 사용하는 2500달러 이상 TV시장을 보면,
삼성이 75인치 초대형 TV가격을 경쟁기업의 3분의 1수준으로 확 낮춘 것은 이러한 가격경쟁의 시작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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