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오너일가 보유 한화S&C 지분 45% 매각

한화그룹이 총수 일가가 보유한 정보기술(IT) 계열사 한화S&C 지분 44.6%를 매각한다.
재계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대기업 오너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사전에 지분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한화S&C는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운용하는 '스틱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컨소시엄'에 한화S&C 정보기술 서비스 사업부문 지분을 25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S&C는 오는 10월 종전 존속법인과 사업부문 법인으로 물적분할한 후 스틱컨소시엄에 분할된 사업부문 법인 지분 44.6%를 넘기게 된다.
한화S&C 존속법인에는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 지분과 조직 일부만 남아 사실상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S&C는 시스템통합(SI), 소프트웨어 개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비상장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지분 50%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 김동선씨가 25%씩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이 마무리되면 오너 일가는 존속법인 지분(100%)만 갖게 되고, 자회사인 사업부문 법인은 존속법인이 지분 55.4%를 보유하는 형태로 바뀐다. 한화S&C는 지난해 기준 매출(3641억원) 절반이 넘는 2461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쌓았다.
한화S&C 관계자는 "그동안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법안 취지에 부응하기 위한 방안을 여러모로 검토했다"며 "지분 매각을 통해 분할된 법인 대주주 지분율을 낮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상 오너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비상장사(상장사 30% 이상)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S&C 사업부문 법인이 설립되면 오너 일가를 기준으로 손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적용 대상이 아니다"면서도 "이와 관계없이 오너가 지분율을 20% 미만으로 낮출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