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젤(테두리) 최소화·오엘이디(OLED) 디스플레이·후면 듀얼 카메라·모바일 페이·인공지능(AI) 비서'
어떤 스마트폰의 특징일까. 사실상 2년만의 신제품으로 등장하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일까? 절치부심 부활을 노리는 LG전자의 'V30'? 그것도 아니라면 올해 출시 10주년을 맞는 애플의 '아이폰8'인가?
정답은 '모두 맞다'이다. 9월 공개 혹은 출시를 앞둔 주요 프리미엄 스마트폰 예상 스펙과 기능을 살펴보면 너무나 많은 공통점들이 눈에 띈다. 마치 쌍둥이처럼 닮았다. 스마트폰이 수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출된 이미지로 파악해 보면 디자인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스마트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스펙은 유사하다. 모바일 페이와 AI 음성 비서기능을 탑재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도 비슷하다.
LG전자는 이달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공개하는 V30에 18대 9 화면비율 OLED를 제품 전면부에 꽉 채운 '올레드 풀비전'을 적용한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OLED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 역시 9월 공개하는 아이폰8 디스플레이로 OLED를 선택했다. 진작부터 스마트폰에 OLED를 탑재한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와 애플은 그동안 OLED를 쓰지 않았다. LG전자 '풀비전 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등과 같이 표현은 각각 다르지만 베젤을 최소화해서 스마트폰 전면부 화면을 최대한 키운 대화면 형태는 비슷하다. 애플 역시 마찬가지로 대화면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면 카메라는 렌즈 2개로 구성된 듀얼 카메라로 수렴하고 있다. V30과 아이폰8은 시리즈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듀얼 카메라가 탑재될 전망이고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는 갤럭시노트8에 처음으로 듀얼 카메라를 적용한다. 듀얼 카메라는 2개의 카메라가 각각 촬영한 것을 하나의 이미지로 합성하기 때문에 광각 효과를 낼 수 있다.
AI 비서 기능도 공통된 특징이다. 2011년 10월 음성인식 비서 '시리'를 선보인 애플은 이번에 학습능력이 대폭 강화된 시리를 장착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처음으로 '빅스비'를 넣었다. 갤럭시노트8에도 성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빅스비가 탑재될 전망이다. LG전자는 V30에 한국어가 가능한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G6에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했지만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모바일 페이 기능 역시 필수 기능이 됐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G6부터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LG페이'를 V30에도 탑재할 예정이다.
스마트폰들이 왜 이렇게 비슷해지고 있는 것일까. 소비자들 요구를 충족시키는 정보기술(IT)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발달되면서 최고 기술들이 집약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많은 사용자들이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고화질 영상물을 보고 싶어하지만 스마트폰 크기가 더 커지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며 "이런 요구에 맞추다 보니 베젤을 최소화하고 OLED를 적용한 디스플레이 쪽으로 수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각종 디지털 서비스를 모두 처리하고 싶은 욕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사진도 찍고 간편하게 결제도 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있다"며 "DSLR에 맞먹는 수준의 듀얼 카메라, 신용카드가 필요 없는 결제서비스 등이 보편화하는 이유"라고
이같은 수렴 현상은 스마트폰의 미래이기도 하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OLED는 특성상 휘어지고 둘둘 말 수 있기 때문에 단말 형태 변화에 대비할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AI 비서 등과 같은 서비스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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