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올해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정규직 신입사원 6000명을 뽑기로 했다. 그동안 매년 1000명씩 뽑았던 점을 감안하면 정규직 신규채용용 규모를 1.5배로 확대한 셈이다. 올해로 좁혀보면 연초 500명을 뽑기로 했으니 채용규모를 3배로 늘린 파격적인 조치다. 일자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 문재인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결정이다.
15일 포스코그룹은 올해부터 매년 1500명씩 5년간 6000명의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일자리창출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채용 규모를 확대키로 했다"며 "하반기 그룹 공채는 다음달 초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매년 1000명 안팎의 정규직 신입사원을 채용해 왔다. 올해는 계열사 및 자산 매각과 글로벌 철강경기 불확실성 등이 부각돼 당초 상·하반기 두 차례 공채를 통해 예년의 절반 수준인 500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3가지 요인으로 인해 채용 규모를 늘렸다.
우선 우려됐던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철강경기 부진이 올해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사상 최고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을 보면 포스코는 연결기준 매출 14조9444억원, 영업이익 97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6.2%, 영업이익은 44.3% 증가했다.
게다가 3분기 이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선진국 경기회복세 등으로 철강 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올해 연결기준 매출 목표를 연초보다 4조5000억원 높여 59조3000억원으로 잡았다.
일자리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권오준 회장의 의지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담회 직후 심야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권 회장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간담회에서) 제조업에 스마트 솔루션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산업을 육성해 새롭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소개했다.
권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도 염두에 뒀다. 포스코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과 휴가사용이 늘어난 데 따라 부족해지는 업무시간을 기존 직원들의 연장근무가 아닌 신규 인력으로 채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자체의 필요에 의한 채용 확대라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리튬, 양·음극재 등 미래 신성장 연구·기술개발 분야와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를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인력을 대폭 확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향후 4년간 신규 채용인력은 전공구분을 없애기로 했다. 또 산학연계, 전역 장교채용, 공채 등 채용방식을 다양화해 최대한 우수인재를 확보
포스코그룹은 이날 1·2차 협력사 대상 저리대출을 위해 운영해온 15개, 총 5000억원 규모의 펀드에 2차 협력사 현금지불 지원용 펀드 500억원을 추가해 총 5500억원의 상생협력기금을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이날 1만5521명에 이르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중장기 과제로 남겼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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