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전기차에 저장된 전기를 가정 및 산업용으로 쓸 수 있는 '양방향 충전기'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16일 V2G(Vehicle To Grid) 구현에 핵심적인 전기차 탑재형 양방향 충전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V2G는 EV(전기차),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충전식 친환경차에 저장된 전력을 주차 중 활용해 가정·산업용 시설 등에 공급하는 기술이다. 전력망을 통해 전기차를 충전했다가 주행 후 남은 전기를 전력망으로 다시 송전하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충전기를 통해 전기차는 움직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가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이 공급하는 전력은 정전 시 비상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 4대면 20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전기차 보급 대수가 증가하면 대규모 정전사태 방지에도 활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에서 정전으로 인한 산업계 피해액은 연간 6500억원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V2G 적용 차량이 약 10만대가 보급되면 화력발전소 1기의 발전용량(500MW)에 준하는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동차가 운행시간이 20% 이하이고 나머지는 주차 중"이라며 "V2G 적용 차량은 유휴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V2G는 일본, 덴마크, 미국, 중국 등 선진국에서 시범사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안병기 현대모비스 친환경설계실장(이사)은 "V2G는 2020년께 국내에서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양방향 충전기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에너지 손실율도 낮추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양방향 충전기'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부품 크기는 기존 아이오닉 친환경차의 단방형 충전기와 동일 사이즈로 개발됐다. 충·방전 출력은 모두 전기차에 적합
미국 컨설팅 회사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V2X(Vehicle To Everything, V2G 포함) 시장은 2025년까지 30조원(26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창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