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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이 이번달 들어 21일까지 전국 ATM 이용 서비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카카오뱅크 가입 고객의 입금 서비스 이용 비율은 30.9%로, 10명 중 3명은 현금 입금을 위해 세븐일레븐 ATM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가입 고객(10.6%)보다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카카오뱅크 가입 고객들이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세븐일레븐의 ATM을 사용하는 경우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한달이 채 되지 않아 가입자 수가 2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금융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6월 롯데와 카카오뱅크가 유통·금융 부문 융합을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MOU)의 일환으로 카카오뱅크 이용 고객을 위한 다양한 오프라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점포에 있는 4000여대의 ATM을 활용해 카카오뱅크의 입·출금 및 이체 서비스 등의 금융서비스를 선보인다. 카카오뱅크 가입 고객이 세븐일레븐 ATM을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건당 최대 1,300원까지 발생하던 이용 수수료가 면제된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고객들이 편의점에서 주로 하는 은행 관련 업무는 현금 출금이 전부였다. 대부분 편의점에 ATM이 아닌 현금자동지급기(CD)가 설치돼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은 2009년부터 CD가 아닌 ATM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향후 편의점을 종합 생활·금융 서비스 인프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였다. 실제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입금과 출금, 이체 등 복합서비스가 가능한 ATM의 90% 가량이 세븐일레븐에 설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세븐일레븐에도 지난 2001년 인터넷전문은행인 세븐뱅크를 설립하고 전국 매장에 2만여대의 ATM을 설치하며 오프라인 은행 지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ATM을 사전에 구축한 덕분에 카카오뱅크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향후 카카오뱅크 이용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세븐일레븐을 찾는 고객 또한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의 ATM 입금기능 사용률은 이번달 들어 5%, 출금은 1.2% 증가했다"며 "카카오뱅크의 가입자수가 늘어나면 세븐일레븐의 ATM 이용률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고, 이는 편의점 추가 구매로 이어질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이사는 "인터넷 은행시대를 맞아 세븐일레븐의 4000여대의 ATM이 편의점 금융서비스를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 고객이 빠르게 급증하고 있는 만큼 세븐일레븐이 종합 생활 금융 서비스 인프라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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