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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까지 할인 판매 중이던 릴리안 생리대(왼쪽)과 판매 중단 이후 해당 제품이 빠진 매대(오른쪽) [사진 = 매경DB] |
이번 판매 중단은 유통업체의 선제적 조치로 읽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거 조사에 나서기 전 유통업체가 먼저 나서서 판매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가습기 살균제와 살충제 달걀 등 파동이 이어지고 제조사는 물론 유통업체의 관리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문제가 확실시 되기 전부터 사전관리에 나선 셈이다.
23일 올리브영에 따르면 전일 저녁 릴리안 생리대 회수를 결정하고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전일 오후에도 여전히 이달 초부터 실시한 1+1 행사를 이어갔지만 저녁부터 매대에서 제품을 빼기 시작했다. 롭스 역시 앞서 21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편의점 업계 역시 분주해졌다. 업계 1위인 CU는 이날 오전 0시를 기점으로 발주를 중단하고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제한시스템을 가동했다. 판매제한시스템에 들어가면 해당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바코드를 찍을 때 경보음이 울려 혹시 있을 구매를 막는다. 사실상 발주는 물론 판매 중단까지 나선 셈이다. 세븐일레븐 역시 판매제한시스템을 작동했으며, 미니스톱은 신규 발주를 중단했다. GS25도 이날 판매 중단을 결정하고 해당 제품을 매대에서 뺐고, 이마트24(구 위드미)도 오는 24일부터 판매 중단에 들어간다.
온라인 마켓도 발빠르게 판매 중단에 나섰다. 티몬과 위메프는 논란이 커진 지난 19일부터 판매 잠정중단에 나섰으며 쿠팡은 이날 판매 정지를 결정했다. 다만 판매중개 중심의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등은 판매를 이어가면서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커지고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판매 잠정 중단을 결정하면서 릴리안 생리대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진행 중이던 식약처는 이날 오후 해당 제품을 정기적인 품질관리 점검 제품에 포함시키고, 해당 제품을 수거한 뒤 품질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조사는 전수조사가 아니다. 정기점검이 필요하거나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한 제품을 중심으로 검사를 시행한다. 4분기마다 시행하는데 이번 논란으로 앞당겨졌다. 식약처는 매년 생리대 품질검사를 하고 있다.
제조사인 깨끗한나라 역시 전일까지 고수하던 "환불과 리콜 불가, 교환만 가능" 정책을 내던지고 오는 28일부터 환불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달걀 등 식품을 포함한 생필품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유통업체로서는 예방주사를 아프게 맞았던 셈"이라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마음 졸이기 보다는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일단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품질조사 결과 발표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논란의 중심인 (휘발성유기화합
VOCs는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생리대에 대한 규제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 시험법 확립을 위한 연구가 끝나는 오는 2018년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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