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성공 조건 "기업·정부·노조 모두 함께 가야"

↑ 헤닝 카거만 독일 공학한림원 회장

"4차 산업혁명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노조가 모두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독일의 '인더스트리4.0.' 이를 처음 주창한 사람은 헤닝 카거만 독일공학한림원 회장이었다. 독일 브라운슈바이크공대 교수를 거쳐 IT기업 SAP의 최고경영자를 거친 카거만 회장은 올해부터 독일 '플랫폼 인더스트리4.0' 위원회 대표를 맡았다. 카거만 회장은 지난 4일 열린 한국·독일 공학한림원 첫 공동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6일 오전 카거만 회장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일의 인더스트리4.0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또다른 이름이 인더스트리4.0"이라며 "독일 총리에게 물어봐도 설명을 잘 할정도로 독일에서는 보편적인 개념이 됐다"고 말했다.
카거만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준비를 위해서는 정부 뿐 아니라 기업과 노조가 함께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2011년 독일 정부가 인더스트리4.0을 처음 논의하기 시작했을 때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카거만 회장은 "인더스트리4.0이 자동화와 연관이 되어 있다보니 노동계에서 일자리가 줄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히 컸다"며 "이에 독일 정부는 국가노동조합(National Union)을 인더스트리4.0 논의에 참여시켜 현장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전했다. 노조 역시 사회 변화와 기술 진보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카거만 회장은 "공정의 자동화는 반드시 새로운 기술의 습득을 필요로 한다"며 "노조는 이런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요구했고 많은 기업들이 이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카거만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이 갖고 있는 장점을 살릴 것을 주문했다. 한국은 대기업 위주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한번 의견을 수렴하면 상당히 빨리 추진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카거만 회장은 "한국은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발족된다고 들었으며 정부부처에서도 관련 계획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며 "출발은 늦었지만 이 분야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전인 5일 과학기술정통부 장관과 공무원들과 만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를 나누기도 했다. 카거만 회장은 "현재 논의는 양국 정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표준화 작업 등 구체적인 협력 분야도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