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부회장 |
11일 서울 필동 소재 CJ인재원에서 열린 CJ제일제당 HMR(가정간편식) 쇼케이스. 강단에 선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부회장이 질문을 던졌다. 이 자리에는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부사장)을 비롯한 주요임원진 등 1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 대표이사에 따르면 사람은 평균적으로 8t 트럭 3~4대 분량을 평생 섭취한다. 이같이 많은 분량의 음식이 우리 몸에 흡수돼 기초대사량으로 쓰이는 만큼 '무엇보다 잘 먹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음식은 우리 몸이 에너지를 쓰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식주 중에서 절대 소홀한 수 없는 것이 바로 식(食)"이라며 "건강하고 즐겁고 편리한 식품을 먹도록 하는 게 CJ제일제당의 목표다. 이를 위해 HMR 부분을 강화해나갈 계획"라고 강조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1990년대 초 '식품업(業)의 재정의'를 통해 "식품사업은 문화산업이자 곧 첨단산업"이라며 "20년만 지나면 가정간편식 시장이 온다. 우리가 먼저 해야 한다"고 MHR을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오는 2020년까지 R&D(연구개발)에 2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 5년간의 투자액(1200억원)보다 많다. 냉동·상온 제품을 위주로 현 30%대의 공장 자동화 비중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특수살균 ▲원재료 특성 보존 ▲영양균형 구현 등 신기술 역시 확보해 놓은 상태다. 조리시간 단축과 조리품질 균일화가 가능한 패키징 기술을 개발 중이고, 내년 말에는 충북 진천에 5400억원을 투자한 최첨단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본격 가동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996년 햇반으로 HMR시장에 진입했다. 당시만 해도 "누가 맨 밥을 사먹냐"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지만 현재는 연매출 3000억원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햇반이 즉석밥 대명사로 쓰일 정도다. CJ제일제당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90% 이상이 즉석밥으로 햇반을 떠올렸으며, 10명 중 7명은 1년 이내 햇반을 구매한 경험이 있었다. 재구매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90%에 달한다.
햇반을 기반으로 한 햇반 컵반도 성장세다. 지난 2015년 '밥이 맛있는 간편대용식'을 내세워 선보인 햇반 컵반은 별도의 냉장·냉동 보관이 필요없는 상온 대용식으로 호응을 얻으면서 지난해 매출 5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800억원 규모로, 연말이면 5000만개 판매가 예상돼 국민 1인당 한 번은 먹어본 간편대용식이 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컵국밥에서 파우치형 비빔밥, 덮밥류로 제품군을 늘려 가면서 별도 반찬 없이 즐길 수 있는 원 밀 솔루션(One-meal Solution)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미주·유럽 중심의 글로벌 HMR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 들었지만 국내 MHR 시장은 연평균 9.5%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선도 자리를 유지하겠단 각오다. 햇반 컵반은 시장에서 6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어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성장세에 있긴 하지만 1인당 연간 HMR 섭취량이 약 2kg인 국내에 비해 유럽의 경우 10kg를 넘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HMR 관련 매출 중 글로벌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는 국내 매출(약 1조2000억원)이 해외(3000억원)보다 4배 가량 많다.
글로벌 시장 진출의 선두에는 한식 브랜드 비비고가 나선다. 한국인이 즐겨먹는 대표 메뉴인 국·탕·찌개를 중심으로 지난해 6월 선보인 비비고 가정간편식은 왕교자와 한식반찬 등 냉동식품에 이어 상온식품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한식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푸짐하면서도 가정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맛을 살리기 위해 식픔연구소 임직원부터 공장 관계자, 경영진, 소비자 평가단까지 까다로운 맛 검증 절차를 거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44% 정도다. 한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최근에는 돼지갈비찜, 찜닭, 닭볶음탕 같은 까다로운 한식 요리를 간편식으로 만들어 선택의 폭을 넓히는 추세다.
양식 브랜드인 고메는 국내는 물론 해외 트렌드 잡는 역할을 한다. 외식 수준의 프리미엄급 메뉴에 초점을 맞추면서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하도록 간편
강 부사장은 "CJ제일제당의 MHR 제품은 지난해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조5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며 "오는 2020년에는 국내 매출 2조2000억원, 해외 매출 1조400억원으로 총 3조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