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미국 생산 거점인 테네시 공장을 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 공장 완공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후에 보호무역의 담장이 높아지는 와중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한국타이어는 세계 주요 자동차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 교두보를 확보했고 브랜드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타이어는 17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테네시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부회장)는 이날 준공식에서 "테네시 공장 준공은 글로벌 자동차 문화의 중심지인 미국 시장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모멘텀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단계 건립이 완료된 테네시 공장은 연간 타이어 55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하이테크 설비를 갖추고 가동 중이다. 이 공장에서는 휠 크기 16인치 이상, 편평비(타이어 단면의 폭에 대한 높이 비율로 낮을수록 고성능) 55 이하의 초고성능 타이어나 픽업트럭·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경트럭 ·승용차용 타이어 등을 생산한다.
테네시 공장 준공으로 한국타이어의 연간 글로벌 생산능력은 약 1억 400만개로 증가하게 됐다. 이에 힘입어 한국타이어의 연간 타이어 생산량은 올해 최초로 1억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는 향후 미국 시장 수요 등을 검토해 2020년 이후에 2단계 증설을 할 계획이며 2단계까지 마무리될 경우 1100만개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테네시공장 준공은 한국타이어로서는 여러 모로 의미가 깊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 하 미국시장의 보호무역 기류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해 통상압력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한국타이어는 중국과 한국에서 생산한 교체용(RE) 타이어를 북미에 수출해왔지만 수출에 따른 물류비용이 발생해 가격경쟁력이 낮은 편이었다. 특히 2015년부터는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테네시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 만큼 좀 더 좋은 판매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키너지 PT'라는 장거리 여행용 타이어를 출시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 테네시주가 미국 철도교통의 요지 중 한 곳인데다 인접 주에 글로벌 주요 브랜드 자동차 공장들이 밀집돼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테네시 주에는 닛산과 폭스바겐, GM 공장이 자리잡고 있고 테네시 북쪽 인접한 켄터키 주에는 도요타가 있다. 남쪽의 미시시피(닛산), 앨라배마(혼다, 현대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와 조지아(기아자동차), 남동쪽 사우스캐롤라이나(BMW)까지 공장들이 포진해있어 신차용 타이어(OE)납품에 유리한 위치를 갖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앞으로 R&D부터 생산·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미국 내에서 진행해 북미 지역 소비자 맞춤형 상품 제공과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프리미엄 OE공급을 확대 할 계획이다. 글로벌 업체에 OE용 타이어를 공급할 경우 판매 증대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가 한층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와 함께 헝가리, 인도네시아, 중국에 이어 미국까지 공장을 준공하면서 유럽, 아시아, 북미 등 글로벌 전 지역에 생산 기지를 마련해 브랜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한국타이어의 1차적 목표는 현재 매출액 기준 타이어 업계 세계 7위에서 5위 이내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테네시 공장 건립을 통해 매출액은 물론 기술수준까지 끌어올려 이같은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겠다는 각오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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