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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바이오미래포럼 개회식에서는 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사진 가운데)이 바이오 연구·산업·정책 분야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해 과기정통부 장관 표창장을 수여했다. 수상자인 박기덕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김봉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년 바이오경제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것이 어떤 변화를 의미하는지 설명하기란 쉽지 않았다. 손꼽히는 미래학자인 존 헨리 클리핑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교수는 한국 정부 관계자, 생명공학 연구자와 바이오산업 주역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클리핑거 교수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은 '생태혁명'이고, 앞선 1, 2, 3차 혁명과 달리 기계보다 바이오가 중요해지며, 회복성과 생명성을 중심에 둔 폭발적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오경제 시대의 서막을 열며'라는 주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바이오미래포럼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국내외 정책 담당자와 바이오분야 산학연 및 병원 전문가 35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5~26일 이틀간 개최됐다.
"인간의 몸은 37조개의 세포, 100조개의 박테리아가 존재하는 하나의 생태계이자 복잡한 시스템입니다. 데이터는 디지털 생태계의 필수 영양소이자 물 같은 꼭 필요한 존재지요. 우리는 데이터를 수집대상이나 일종의 물질처럼 인식하지만, 앞으로는 데이터가 인간을 모니터링하는 생명을 가진 주체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클리핑거 교수는 바이오산업이 데이터와 융합되면 개인이 하나의 패스워드가 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도구로서 스마트폰이 중요한 존재가 될 것이고, 구글은 벌써 이 정보들을 모아 프로파일을 만들고 있다"며 "아마존의 알렉사도 당신을 공부한다.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 지 예측도 한다. 인공지능은 머지않은 미래에 당신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아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화진 한국IBM 대표는 "미국은 헬스케어 관련 데이터만 150EB(엑사바이트·1EB는 약 10억 GB)에 이른다"며 "폭증하는 데이터를 다 받아들이려면 IBM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이 반드시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메자와 아키히로 일본 국립어린이보건개발연구소 부소장도 "바이오 연구개발은 빅데이터가 필수기 때문에 일본 정부도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했다. 한국도 개인 데이터를 바이오경제에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식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4차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첨단기술이 융합되고 교육, 복지, 법제도 등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바이오는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고 삶의 본질적 욕구를 충족시킬 유일한 산업인 만큼, 규제를 선진화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지금은 과학기술이 이른바 '하이퍼체인지'를 이끌게 된 전무후무한 시대"라며 "과총 조사결과 연구자들의 89%가 4차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더이상 지체하지 말고 당장 행동과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버릇처럼 글로벌 진출을 강조하면서도 바이오산업의 주체가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이동호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한국은 여전히 벤처 투자자, 정부, 연구기관, 기업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바이오를 하겠다고 나섰지만, 주요 클러스터조차 시너지는커녕 따로 운영되고 있다. 도시국가 같은 개념으로 클러스터를 발전시켜 하나로 모아야 했는데 그게 안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거셌다. 김현철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존 규제를 고쳐 쓸 것이 아니라 아예 원점에서 합리적 규제 원칙에 따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도 "한국 바이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주도의 성장을 이끌 전략적 바이오기업가가 절실하다"며 "정부가 할 일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하지말아야 할 일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이스라엘 등 다른 나라의 바이오벤처들은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한 뒤 나스닥에 상장하는 코스를 밟고 있는데, 한국만 이 트렌드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받으면 정부 펀드와 모태 펀드가 많고, 상장 후에는 개인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며 "국내에서 모든 것이 돌아가는 갈라파고스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역할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리 정부의 바이오경제 청사진을 담은 3차 생명공학육성계획을 소개한 이석래 과기정통부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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