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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현대차] |
현대 신형 벨로스터가 7년 만에 돌아오면서 내건 '슬러건'이자 '화두'다. "눈치 보지 말고 너답게, 개성있게,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라"라는 의미다.
벨로스터가 이처럼 의미심장한 슬로건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벨로스터는 지난 2011년 당시 전통적인 자동차 구분법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다. 쿠페 같기도, 해치백 같기도 했다.
문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아연실색했다. '1+2 도어'로 운전석 쪽에는 도어가 1개뿐이지만 조수석 쪽에는 2개가 들어 있다. 도어 3개를 비대칭적으로 배열한 것은 벨로스터가 세계 최초다. 당시 현대차가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고 표현해 줄 수 있는 혁신적인 차"를 뜻하는 PUV(Premium Unique Vehicle)라는 새로운 개념을 들고 나온 이유다.
전통적 자동차 개념에 얽매이지 않고 파격을 시도한 것이다. 2세대 신형 벨로스터의 슬로건 '리브 라우드'와 일맥상통한다.
1세대 벨로스터는 스포티한 쿠페의 특성에 실용적인 해치백을 가미한 독특한 외모와 주황색(비타민C), 연두색(그랜애플) 등 화려한 색상으로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판매성과는 아쉬웠다. 출시된 지 3년 만에 '단종설'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지난해 국내 판매대수는 635대, 올들어 10월까지 판매대수는 135대에 불과했다.
절치부심한 현대차는 이에 벨로스터만을 위한 프로젝트팀 JS전사PM TFT를 구성하고 4년 만에 2세대 벨로스터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지난 28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열고 신형 벨로스터를 선보였다.
김영현 JS전사PM TFT 상무는 이 자리에서 "신형 벨로스터는 1세대의 유니크한 외모는 계승하면서 스포티한 디자인, 다이내믹한 성능, 운전에 몰입할 수 있는 사양을 결합한 게 특징"이라며 "신형 벨로스터 타깃은 자신을 표현하고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신형 벨로스터는 1+2 도어 비대칭 도어, 센터 머플러와 같은 1세대의 디자인은 그대로 계승했다. 대신 보닛을 늘리고 A필러(앞 유리창과 앞문 사이의 비스듬한 기둥)를 뒤로 밀고 루프 윤곽선을 낮춰 기존 모델보다 더 쿠페와 비슷한 스포티한 외모를 갖췄다.
차체가 더 길고 날렵하게 보이도록 그릴 끝에서 C필러(뒷문과 뒤 유리창 사이의 기둥)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을 적용했다. 램프보다 밑에 자리잡은 육각형 캐스케이딩 그릴, 범퍼 하단에 공력성능 향상을 위해 적용한 에어커튼, 말 허벅지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볼륨 있는 펜더 디자인은 역동적인 이미지에 한몫한다.
실내도 비대칭형 외모처럼 운전자 중심의 비대칭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전투기 조종석처럼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안전에도 공을 들였다. 전방레이더를 활용해 충돌 사고를 막아주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시스템,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 주행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차급을 뛰어넘는 고급 안전사양을 구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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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현대차] |
운전석에 앉으면 버킷 타입 시트와 낮은 시트 포지션이 레이싱카에 탄 느낌을 준다. 시트는 전동 버튼으로 앞뒤를 조절할 수 있다. 등받이 각도 조절은 수동이다. 레버를 손으로 잡고 직접 조절해야 한다.
순간 토크, 가속도, 터보 부스트압 등 퍼포먼스 게이지를 알려주는 돌출형 모니터와 운전석 앞 유리가 아닌 스티어링휠 앞쪽에 장착된 별도 유리판에 주행정보를 표시하는 컴바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운전 몰입감을 높여준다.
드라이빙 모드는 스포츠, 노멀, 에코, 스마트로 구성됐다. 이중 스포츠 모드를 선택했다. 코너 구간이 많은 서킷인만큼 주행은 레이싱 코너 탈출 테크닉인 '아웃 인 아웃'과 '슬로인 인 패스트 아웃'으로 진행됐다.
아웃 인 아웃은 코너를 돌 때 코너 바깥쪽에서 시작해 안쪽으로 파고든 뒤 코너 바깥쪽으로 탈출하는 방법이다. 슬로우 인 패스트 아웃은 코너에 진입할 때 속도를 낮췄다가 코너를 빠져나올 때 속도를 높여 주행하는 방법이다.
신형 벨로스터는 코너링에서 강했다. 자동차가 바깥으로 벗어나려고 하는 언더스티어를 잘 억제했고 코너링 탈출 속도로 빨랐고 브레이크 응답성능도 우수했다. 현대차가 시승 장소로 서킷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직진 구간에서 풀가속하면 움찔하는 터보 랙(Turbo lag)도 없이 비교적 빠르게 가속했다.
15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할 수 있도록 개선해 저속영역에서 가속성능도 향상했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 일시적으로 엔진 출력을 높여주는 오버부스트를 통해 '달리는 맛'도 강화했다.
신형 벨로스터는 7년간의 방황 끝에 유니크한 디자인과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한층 강화한 모델로 돌아왔다. 1세대 벨로스터는 시대를 너무 앞서갔기에, 시대를 잘못 만났기에, 시대를 읽지 못했기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형 벨로스터도 이전 모델보다 보는 맛, 타는 맛이 좋아졌지만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형제들과 달리 베스트셀링카가 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판매대수가 많아야 성공한 모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판매 대수에 상
국산차 분야에서 이 역할은 벨로스터가 개척했고, 단종설까지 극복해가며 이어가고 있다. 벨로스터 시승을 마친 뒤 떠오른 노래가 있다. 가수 마야의 '나를 외치다'다.
"나의 길을 가고 있다고 외치면 돼"
[인제=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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