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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사진 제공 = SK텔레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중간 지주사명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서비스를 넘어 인공지능(AI),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커머스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지향한다. 사실상 이제는 '텔레콤'이라는 사명이 뛰어넘어야 하는, 불필요한 울타리인 셈이다. 박 사장의 발언도 실제 사명 변경보다는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26일 SK텔레콤 2017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17조5200억원, 영업이익 1조5366억원이다. 이 중 무선통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의 경우 84.9%이며, 영업이익은 무선통신사업이 벌어들인 부분을 다른 사업에 갉아먹는 구조다.
무선통신사업은 1조71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커머스사업과 기타사업은 영업손실을 냈다. 그나마 유선통신사업은 167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박 사장이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제일 고민하는 것은 MNO(이동통신)로만 평가받는 것"이라고 말한 부분에서도 사업 다각화에 대한 고심이 엿보였다. 유·무선통신 외 아직 그렇다 할 성과를 내는 사업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체질변화를 꾀하지만 다른 사업을 통해 실제 이익을 내는 건 쉽지 않다. 월 실사용자가 1000만명에 달하는 국내 1등 내비게이션 앱(App.)인 T맵 서비스의 매출도 손익분기점(BEP) 언저리에 있다. 하지만 망 고도화를 통한 5G 도입은 물론이고, 새로운 사업 영역에 적극 진출이 필요한 갈림길에 있는 게 사실이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플랫폼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여러 신사업도 준비 중이다. 앞서 출원한 T&GO(티앤고), EveryAir(에브리에어)도 신사업 진출을 고려해 선점한 상표다. ICT를 접목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 적극적으로 진출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같은 사업 전략의 목표는 신사업의 성장이지 무선통신사업을 방치한다는 게 아니다. 안정적인 수익으로 캐시 카우(Cash Cow) 역할을 하는 무선통신사업은 과감한 투자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커졌다.
박 사장은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통한 충성 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춰 무선통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유통 시장에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서지 않고 낙전 수입을 없애 혜택을 돌려주는 게 대표적이다. 올해 선택약정 할인 반환금 계산 방식을 개선한 데 이어 분당 로밍 요금제 과금 체계를 '초당'으로 바꿨다. 새로운 형태의 요금제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신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무선통신사업의 매출 비중이 워낙 큰 데다 사물인터넷 시장 등도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탓이다. 다만 5G 시대가 도래하면 자동차을 비롯한 여러 사물이 통신망에 연결되고 그 수는 기하급
SK텔레콤 관계자는 "시장에서 무선통신(MNO) 사업 성과를 중심에 두고 SK텔레콤을 평가하고 있다"면서 "사물인터넷을 비롯한 신사업을 확대해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다른 사업의 기여도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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