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이어가면서 구설에 오른 송영중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임 부회장의 거취를 놓고 경총 회장단이 취임 두말만에 퇴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 일부 회원사들과 내부 임직원들은 이달 초부터 출근을 하지 않은 송 부회장에게 "거취를 정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11일 경총에 따르면 경총 회장단은 송 부회장의 거취를 놓고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고, 빠른 시일내에 송 부회장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 고위 관계자는 "경총 역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빨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 회장단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경총 회장단은 조만간 회의를 열어 정식으로 논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회장단은 이미 송부회장의 퇴진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 다른 관계자는 "회장단이 송부회장 퇴진에 뜻을 모으고 있다"며 "경총 설립 취지대로 자유시장경제를 지켜 기업가정신을 북돋울 분을 송부회장 후임자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 부회장이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회원사들은 송 부회장의 거취를 논의할 회장단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회장은 이달 초부터 경총회관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경총은 표면적으론 스마트워크(재택근무)를 활성화하겠다는 차원으로 설명했지만 송 부회장과 사무국간 갈등 때문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일부 회원사들은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할 상임 부회장이 출근을 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경총 사무국에서도 송 부회장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일부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최저임금법 사태는 사무국 내부 직원들과 회원사들의 반발을 고조시켰다. 경총이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로 사안을 가져가겠다고 돌발 행동을 했다가 재계 불만이 높아지자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한 '경총사태'의 중심에 송 부회장이 있다는 비판이다. 경총 내부 사정에 밝은 재계 한 관계자는 "송 부회장과 사무국 직원들간의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저임금법 사태 이후 경총 내부에서 (부회장) 입지가 많이 약해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송 상임부회장은 지난 4월 10일 2년 임기로 공식 취임했다. 선임 과정에서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었다. 과거 경력때문에 노동계 입장에 맞서 경영계를 대변해야 하는 경총 부회장에 적합하지 않은 '친(親)노동계' 인사라는 말까지 나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경총 내부에서 송 부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내부 직원들과 잘 융합되지 않았다는 얘기는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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