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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라오스 명예대사 유현숙 |
라오스에서 댐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지난달 23일 SK건설이 시공한 세피안-세놈노이 수력발전 보조 댐이 무너지면서 13개 마을이 수마에 휩쓸렸고, 이중 6개 마을 주민 8000여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 사고로 36명이 숨지고, 실종 97명, 이재민 7000여 명이 발생했다.
라오스는 국내 총생산(GDP)이 150억 달러(17조 원)에 불과한 개발도상국이다. 1인당 GDP는 2051달러(2017년 기준)로 오는 2020년까지 최빈국 지위에서 탈피한다는 목표아래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나라는 메콩강 유역의 35%를 보유하는 등 유리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수력발전 산업을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현재 가동중인 수력발전소가 46개에 이르고 있으나, 이번 사고로 인적·물적 피해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댐 사고가 일어난 아타푸주는 면적이 10,320㎢에 달하고, 인구수는 10만 42명으로 총 17650가구가 살고 있다. 1인당 GDP가 705달러로 라오스에서도 가난한 지역에 해당되며, 대부분 쌀농사로 생계를 잇고 있다. 이 곳은 집과 논밭이 침수되면서 대부분 진흙밭으로 뒤덮였다. 지난달 현지 방문에서 렛사이아폰 아타프 주지사는 “진흙을 걷어내고 다시 농사를 지으려면 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농업이 주 수입원인 농민들은 관련 지식이나 기술없이 벼농사를 지어 왔다. 이번 사태로 수 천 명이 집을 잃었고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라오스 빈곤률이 다시 상승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한국과 라오스를 오가며 봉사활동을 해온 필자는 어려운 생활 환경을 너무도 잘 알기에 마음이 무척 아프다. 특히 가족과 이웃이 숨지고 실종되는 아픔을 겪었기에 하루 빨리 국제적인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
이번 댐 사고의 원인과 보상 문제는 당국에서 이미 전문가를 중심으로 조사위를 꾸려 진행하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보상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신속한 진상 규명과 안전 보장, 마을재건 계획이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
아타프주는 분지 형태로 이뤄져 있고 여러 개의 댐으로 둘러싸여 있다. 한마디로 주민들이 댐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언제 사고가 재발할 지 몰라 두려움에 떨고 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체계가 확립돼야 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지역발전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나아가 소득증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농촌 개발사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쌀농사만을 유일한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으며, 그렇기에 신속히 재건 작업이 이뤄져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건설업체가 참여한 공사였던 만큼 한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과 함께 재건 복구 작업이 신속히 진행돼야 한다. 이번 사고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라오스 국민들도 진정성을 이해하고 깊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100만 달러 규모의 긴급구호 지원 활동을 마친 데 이어 지난 23일 중장기 재건 계획과 함께 주민들의 생활 안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타푸주 재건을 위한 마스터 플랜과 라오스 국가 발전 계획 수립에 한국 정부가 함께 한다면 라오스에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 낚는 법을 알려주는 새로운 모델이 탄생할 것이다. 특히 아타프주의 도시 재건을 위해서는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의 역할이 매우
갑작스런 댐 붕괴 사고로 피해를 입은 라오스 국민들과 이재민들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조속히 복구가 이뤄지길 소망한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저개발국 재건을 위해 적절한 대책을 선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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