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항생제 복용 남발…OECD 평균의 1.6배

국내 항생제 사용량이 OECD 26개국 평균의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을 막기 위해 각국이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복용과 처방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국 국민 1000명 중 하루 34.8명이 항생제를 복용해 OECD 26개국 평균 사용량인 21.2명의 1.6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매일 인구 1000명당 13.6명 정도가 항생제를 더 사용한다는 의미다.
8년 전인 2008년 한국 국민 1000명 중 26.9명이 복용해 OECD 평균 21.7명보다 5.2명 많은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차이가 훨씬 더 벌어진 것이다.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2008~2009년 26.9DID(인구 1000명당 의약품 사용자수), 2010년 27.5DID, 2011년 29.1DID, 2012년 29.8DID, 2013년 30.1DID, 2014년 31.7DID, 2015년 31.5DID 등으로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였다. 2016년에는 껑충 뛰어 34.8DID로 올라왔다.
이처럼 항생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한국과 달리 호주와 핀란드, 포르투갈, 스웨덴 등 해외에서는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호주의 사용량은 2008년 24.9DID로 OECD 평균보다 높고 한국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계속해서 감소하더니 2013년 OECD 평균 이하인 18.5DID로 내려왔다.
한국의 경우 인구 증가율보다 항생제 소비량과 항생제 처방 인원 증가율이 더 높았다. 2013년과 2016년을 비교하면 인구증가율은 1.6%이지만, 항생제 소비량은 17.5% 증가했다.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 수는 15.6% 늘었다.
이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사망률과 손실액이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호주와 핀란드는 획기적으로 항생제 사용량을 감소시켰는데 한국은 OECD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 성공사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