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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매경DB] |
21일 롯데그룹은 롯데멤버스·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롯데엑셀레이터·롯데네슬레코리아 4개 계열사를 끝으로 지난 3일 동안의 정기 임인원인사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 19일에는 화학·식품·호텔사업 부문, 20일에는 유통부문에 대한 인사가 이뤄졌다.
롯데는 이번 인사를 통해 총 50개 계열사 중 16개의 대표를 새로 선임했다. 10개 중 3개 계열사 임직원들의 수장이 바뀐 셈이다. 또 각 부문을 책임지는 4개 BU(Business unit) 중 절반인 식품과 화학 BU장이 교체됐다. 이는 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인적 쇄신이다.
세대 교체는 40년 넘게 롯데에 몸담은 이재혁 식품BU장과 허수영 화학BU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이 물러나면서 이뤄졌다. 이들은 1970년대 입사해 신격호 명예회장과 호흡을 맞췄던 인물이다. 이번 인사로 신 회장이 친정 체제를 공고히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인적 쇄신은 식품·화학·호텔서비스BU에 초점이 맞춰졌다. 30개 계열사 중 무려 15개 대표가 물갈이됐다. 대표적으로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가 식품BU장으로 이동하면서 조경수 부사장이 새 수장으로 임명됐다. 실적이 부진했던 롯데주류와 롯데면세점 대표도 각각 교체됐다.
유통BU에서는 롯데마트에서만 변화가 있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역풍을 맞아 현지 철수를 면하지 못했던 김종인 대표가 롯데차이언츠대표로 이동했고,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를 역임한 문영표 부사장이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인적 변화는 석방 후 혁신을 강조해 온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지 약 8개월만인 지난 10월 2심에서 풀려났다. 석방 당시 신 회장은 "그동안 원할히 진행되지 못했던 일들을 챙겨나가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신 회장의 석방 이후 롯데의 경영 시계는 빠르게 돌고 있다. 향후 5년동안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 명을 고용하겠다는 대규모 계획을 발표한 뒤 신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찾아 롯데케미칼이 4조원 가량을 투자한 석유화학단지를 둘러봤다. 또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롯데카드와 롯데보험 매각을 공식화하고 인수 대상자를 물색 중이다.
롯데의 쇄신 마지막 퍼즐은 호텔롯데 상장이 될 전망이다. 앞서 신 회장은 일본 롯데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롯데지주를 출범하고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왔다. 현재 호텔롯데의 일본계 지분은 99%에 달한다. 롯데는 상장을 통해 이를 약 40%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지만 신 회장의 구속 이후 모든 계획이 멈춘 상태였다.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서는 롯데면세점의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롯데면세점은 사드 후폭풍으로 지난해 한때 영업이익이 25억원으로 급감했으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200억원대까지 회복된 상태다. 이번 롯데면세점 대표로 선임된 이갑 부사장에게도 가장 중요한 과제다.
호텔롯데 상장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의 퇴임 전 마지막 과제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신 회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황 부회장 역시 1970년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으로 입사해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한 인물이다.
황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서 "현 시점에서 보면 사드문제로 인해 주주입장에서 기업가치가 많이 손상됐을 것"이라며 "호텔롯데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진정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동안 상장을 추진해왔던 황각규 부회장의 퇴임 전까지 남은 3~4년 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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