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로 분양 시장이 싸늘하게 식자, 콧대 높던 건설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몸을 낮추고 있습니다.
계약금을 기존의 절반까지 낮추고, 중도금을 연체해도 대출금리 수준의 이자만 물면 계약을 유지해주겠다는 거죠.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최소 분양 가격이 10억 원대인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입니다.
중도금 대출이 안 돼 현금이 부족한 소비자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결국, 건설사가 몸을 낮췄습니다.
통상 중도금을 제때 못 내면 연 8%의 연체이자가 붙고, 최악에는 계약이해지되는데,
이제는 중도금을 절반만 내면 은행 대출금리 수준의 연체이자(5% 내외)로도 계약을 유지해줍니다.
건설사 측은 "중도금 일부를 연체하는 것도 전략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며 이른바 '연체 마케팅'까지 펼치고 있습니다.
콧대 높던 계약금도 추락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정주영 / 기자
- "청약 시장이 뜨거울 때 계약금은 분양가의 20%였는데요. 최근 계약금을 10%로 낮추는 건설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초기 자금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건데, 청약 불패 신화를 써 내려온 서울과 수도권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분양이 발생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느니 금융 부담을 떠안는 게 낫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임병철 /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 "미분양보다는 금융 쪽에 혜택을 주면서 청약률을 높이고 분양을 완결하는 것이 건설사 입장에서는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번 달 전국의 분양경기 실사지수 전망치는 기준점인 100에 훨씬 못 미친 77로 부정적인 전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김영환 VJ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