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A형 간염 환자 수가 벌써 8000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미개봉 조개젓 식품에서 나와 주목된다. 25일 질병관리본부는 동일한 식당을 방문한 적이 있는 A형 간염 환자들이 공동으로 섭취한 식품 중 조개젓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질본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 있는 B식당을 다녀간 A형 간염 환자 4명이 인지돼 질본과 서울시, 관할 보건소가 합동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환자들이 섭취한 것과 동일한 제조사의 미개봉 조개젓 식품을 수거한 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한 결과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질본은 현재 추가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A형 간염 환자 집단발생과 관련한 역학조사 과정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지난달 말 경기도 소재 식당과 이달 중순 서울시 소재 반찬가게 등 이전 두 건의 사례에서는 개봉된 조개젓에서만 검출됐을 뿐 미개봉 식품에서 바이러스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바이러스가 검출된 식품은 인천시 남동구 소재 한마음식품(중국산 조개젓·유통기한 2020년 3월 15일) 제조품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할 지자체는 환자들이 조개젓을 섭취했던 B식당에 대해 조개젓 제공을 중지하도록 조치했고 조리 종사자에 대한 항체 검사도 시행했다. 지자체는 항체가 없는 조리종사자 1명을 포함해 2주 이내 식당 이용자에 대해 예방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할 지자체는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해당 제품을 회수·폐기할 예정이다.
올해 A형 간염 환자 신고건수는 이달 24일까지 총 79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47명 대비 5.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표본조사를 했던 지난 2009년엔 국내 A형 간염 환자 수가 1만5000명까지 급등한 적은 있지만 전수조사를 실시한 2011년 이후엔 올해가 최다 환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A형 간염 환자 수는 1월 429명, 2월 590명을 거쳐 3월 1238명으로 치솟았고 5월에는 정점인 2277명을 기록했다. 이달에도 24일까지 환자 수가 1724명을 기록해 좀처럼 집단감염 추세가 시들지 않고 있다. 현재 A형 간염 환자는 30~40대 연령층이 전체 신고 환자의 73.8%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으며 지역별 인구 10만명당 신고건수는 대전, 세종, 충북, 충남 순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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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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