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9개월 연속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올해 들어 위축된 모습이지만 현대·기아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시장 침체를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발표한 '2019 신차품질조사'에서 1~3위를 제네시스·기아차·현대차가 석권한 것도 미국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현대·기아차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한 64만817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2.5% 증가한 34만3335대를, 기아차는 3.8% 늘어난 30만4844대를 각각 미국 시장에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의 6월 판매량도 12만289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해 지난해 10월이후 9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증가세는 최근 역성장하고 있는 미국 시장 상황에 비춰보면 의미가 남다르다. 미국 자동차 업계에 다르면 지난 상반기 포드를 제외한 신차 판매량은 718만635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포드를 포함해도 역상장 상태는 변함 없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우선 신차가 적기에 출시된 효과가 크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텔루라이드(기아차)는 지난 4개월간 2만3227대가 팔려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2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G70(제네시스)도 상반기에 5715대가 판매됐다. 지난 달부터 판매에 들어간 팰리세이드(현대차)도 하반기에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SUV 위주의 판매 전략도 유효했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SUV 판매량은 34만875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5%나 급증했다. 특히, 현대차 SUV 판매는 상반기에 17만733대를 기록해 18.3% 뛰었다. 실제로 상반기에 현대·기아차 중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아반테(8만760대)지만 2·3위는 SUV인 싼타페(6만7571대), 투싼(6만5954대)이 각각 차지했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상반기 미국 자동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지만 현대·기아차 판매는 3.1% 늘었다"며 "텔루라이드 인기가 지속되고 있고 하반기에 팰리세이드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미국 신차 시장에서 계속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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