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하면 이제 '추억의 월동용품' 정도로만 기억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고유가와 고물가의 여파로 다시 연탄을 찾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겨울을 맞는 서민들의 가슴이 어느 때보다 시립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금천구에 있는 연탄 공장.
갑자기 찾아온 겨울 때문인지 아침부터 주거니 받거니 연탄을 나르는 손이 분주합니다.
오늘 하루에 나가는 연탄만 24만 장, 트럭 70여 대가 하루에 수차례씩 서울과 경기도 전역을 오가며 연탄을 날라야 합니다.
▶ 인터뷰 : 차명회 / 연탄 공장 20년 근무
- "여기 우리 하루 나가는 게 20만 장 나간다고 보면 돼요. 평균. 11월 12월, 1월 2월까지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해 기름 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탓인지 연탄을 찾는 서민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매달 50만 원의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하는 김복금 할머니는 최근 기름 보일러를 없애고 연탄보일러를 새로 놨습니다.
연탄 한 장 값은 현재 420원 정도.
지난 3월보다 30%나 오른 가격이지만, 그래도 연탄을 쓰면 월 10만 원 정도 나오는 난방비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복금 /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 "돈이 없고 하니깐, 석윳값은 비싸고 도저히 살 수가 없어요. 석유 사서. 그래서 연탄으로 할 수 없이…. 싸니깐."
연탄 소비가 늘면서 불황 속에 호황을 맞은 곳도 있습니다.
▶ 스탠딩 : 윤호진 / 기자
- "연탄 난로와 보일러를 만드는 이 공장은 예년보다 주문이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하루 50개 정도 만들던 연탄 난로는 올해에는 100개 이상 만들고 있고, 연탄보일러도 생산량이 70개까지 늘었습니다.
▶ 인터뷰 : 김흥중 / 목화정밀 사장
- "작년 같은 경우는 연탄보일러 쓰는 분들만 썼었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기름 보일러하고 연탄보일러와 기름 보일러 겸용으로 쓰기 위해서 더 많이 수요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전국적인 연탄 사용량은 이미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 인터뷰 : 고도인 / 한국광해관리공단 과장
- "전년 대비 9월까지는 고유가의 여파로 서민들의 부담이 커져서 30%가 연탄 소비량이 늘었습니다. 앞으로 12월까지는 10% 정도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잊혀가던 '추억의 연탄'이 고유가와 고물가의 높은 파고 속에 다시 서민들의 '월동 용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