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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iStockphoto] |
전문가들은 신약 개발 업체들의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한다.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계획을 따져 리스크를 가늠하라는 조언도 눈여겨 볼만하다.
8일 KRX헬스케어 지수는 전일 대비 77.42포인트(2.54%) 하락한 2976.63에 마감됐다. 이날은 증시 자체가 무너진 탓이지만,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최근 2주동안도 지수가 4.70% 하락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호재가 힘을 쓰지 못한 탓이다.
특히 유한양행의 주주들이 억울할 법하다. 유한양행은 지난 1일 다국적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개발 프로젝트의 일부 개발·상업화 권리를 넘기고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8억7000만달러(약 1조원)를 받기로 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기술수출 소식을 전한 당일엔 주가가 직전거래일(6월 28일) 대비 2.86% 오르는 데 그쳤고, 이후 주가가 내리막을 타 이날 종가는 23만8500원으로 마감됐다. 기술수출 소식을 전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8일의 24만4500원보다도 2.45% 하락한 수준이다.
유한양행이 기술수출 낭보를 전한지 사흘만에 한미약품이 최대 1조원을 받기로 하고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만·당뇨 치료 후보물질 HM12525A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반환받은 악재가 제약·바이오업종 전체를 짓눌렀다. 이 소식이 반영된 지난 4일 한미약품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1만3000원(27.26%) 하락한 30만1500원을 기록했고, 이날 종가는 29만6000원으로 결국 30만원선이 무너졌다.
한미약품에 앞서서는 에이치엘비의 표적항암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에 대한 임상 3상 결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허가를 신청하려던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지난달 27일 전해지면서 에이치엘비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다른 제약·바이오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이 충격을 받아 코스닥 지수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신약 개발 업체의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변동성이 클 때는 실적이 최고 덕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셀트리온과 메디톡스에 대한 선호 의견을 지속했다.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계획을 살펴보면 리스크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제약업계의 조언에 귀 기울일 만하다. 신약의 시판 허가를 받아내려는 지역에서 충분한 수요를 갖고 있는지, 임상 개발을 효율적으로 하고 있는지 등을 따지라는 것이다.
특히 에이치엘비의 사례를 두고 제약업계 관계자는 "리보세라닙이 이미 중국에서 위암치료제 판매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위암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 집중해 허가를 받은 뒤 판매 수익으로 적응증(약물을 처방할 수 있는 진단)을 확대하는 전략이 타당했다"며 "그러나 에이치엘비는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이치엘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를 겨냥한 개발 전략에 대해서도 "서구권에서 위암은 희귀질환에 가까울 정도로 드문 암종이며 환자의 예후도 동아시아에서 더 좋다"고 말했다. 위암만 놓고 봤을 때 미국의 임상 현장은 성공 가능성이 낮은 데다 위암 치료제의 수요도 적을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 서울성모병원과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병원이 지난 19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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