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예산을 형성하는 큰 축인 국세 세입이 10년 만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법인세가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고 재정분권 정책에 따라 지방소비세율이 인상된 영향을 받을 것이라서는 전제에서입니다.
오늘(29일) 정부가 발표한 '2020년 국세 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세 세입은 올해(294조7천919억 원)보다 0.9% 감소한 총 292조391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본예산 기준으로 국세 세입이 감소한 것은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2010년 세입예산에서 제시한 국세 세입은 168조6천억 원으로, 전년도 본예산 기준 국세 세입(175조4천억 원)보다 3.9% 적었습니다.
당시 부가가치세의 5%를 지방소비세로 이양하도록 했던 지방재정 확충 방안이 도입됐습니다. 다만 종전 기준대로 따지더라도 2010년 예산안 상 국세 세입은 전년보다 2.5% 감소한 171조1천억 원으로 예측됐습니다.
내년 세입 감소 배경으로는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법인 영업실적 악화와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이 꼽힙니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법인세 전망치가 64조4천192억 원으로, 올해(79조2천501억 원) 대비 18.7% 줄어듭니다.
전 세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종료됨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법인의 영업실적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5.6% 감소했고,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88.9% 급감했습니다.
이 같은 법인 영업실적은 내년도 법인세 수입과 직결됩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020년 예산안 브리핑에서 "올해 법인 성적이 내년 법인세로 이어지는데, 예측이 아니라 사실에 가까울 정도로 (법인세 급감이) 명약관화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부가가치세 세입은 68조8천777억 원으로, 올해보다 0.2% 증가할 전망입니다.
다만 재정분권 정책에 따라 지방소비세율을 15%에서 21%로 인상할 예정이라서 세수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소비세율 인상에 따라 내년에 걷히는 부가가치세 가운데 5조1천억 원은 곧장 지방재정으로 이양됩니다.
소득세의 경우 올해보다 10.0% 늘어난 88조4천222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명목임금 상승과 취업자 수 증가 등 고용시장 회복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이외에도 증권거래세가 4조3천848억 원으로 예상돼 3.3% 줄어들고,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증여세는 각각 16.5%, 15.0% 증가할 전망입니다.
국세 수입 가운데 일반회계는 284조1천557억 원으로, 올해 예산(287조1천769억 원)보다 1.1% 감소가 예상됩니다.
특별회계는 7조8천835억 원으로, 올해(7조6천150억 원) 대비 3.5%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소득 대비
조세부담률은 2018년 20.0%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19.6%, 내년 19.2%로 줄어드는 양상입니다.
국세·지방세에 실질적으로 세금과 비슷한 사회보험료까지 고려한 수치인 국민부담률은 올해 26.8%까지 치솟았다가 내년에는 26.7%로 떨어질 전망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