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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핵심 장치인 진공용기 열차폐체(VVTS) 패널을 은도금한 모습. 은도금을 하면 진공용기의 열 방사율을 낮춰 초전도자석으로 유입되는 복사열 차단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사진 제공 = 국가핵융합연구소] |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 한국사업단은 국내에서 조달하는 ITER 열차폐체의 초도품을 성공적으로 제작해 최종 검수를 마치고 지난 1일과 15일 두 번에 걸쳐 부산항을 통해 ITER 건설지인 프랑스 카다라쉬로 운송하기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ITER 열차폐체 개발을 이끈 허남일 ITER 한국사업단 토카막기술부장은 "전체 600개의 패널과 7만개의 볼트로 조립되는 열차폐체는 ITER 장치 중 가장 많은 접합 부분을 갖고 있어 까다로운 설계와 제작 조건이 요구되는데, 한국이 상세 설계부터 전체 제작까지 100% 국내 기술로 조달한다"고 설명했다.
ITER는 무한한 태양에너지의 근원인 태양 중심의 핵융합 반응을 인공적으로 일으켜 전력을 얻는 핵융합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한 500㎿급 열출력 실험장치로 '땅 위의 인공태양'으로 불린다. 유럽연합(EU)과 한국,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인도 등 7개국이 2007년부터 공동 건설 중이다. 핵융합은 수소(H)나 헬륨(He)같이 가벼운 두 원자핵이 충돌해 에너지를 방출하며 하나의 무거운 원자핵이 되는 반응이다. 핵융합 발전은 핵융합 반응에서 나오는 고에너지 중성자의 열을 이용해 발생시킨 증기로 터빈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ITER 진공용기 열차폐체는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는 핵융합로(토카막) 진공용기의 중성자와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차폐해 주는 장치로 복사열을 99.9% 차단한다. 크게 진공용기 열차폐체와 저온용기 열차폐체로 나눠지는데 전체를 조립할 경우 높이와 직경이 각각 25m, 무게가 900t에 이르는 초대형구조물이다. 도넛 형태의 전체 완성품을 40도 간격의 9개 섹터로 나눠 제작하는데 한국은 9개 섹터 전체를 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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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가조립을 통해 설계와 조립 적합성을 검증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진공용기 열차폐체 6번 섹터. 높이가 12m에 이르지만 설계 값과 실제 제품 간 오차 범위는 2㎜에 불과하다. [사진 제공 = 국가핵융합연구소] |
은도금은 진공용기의 열 방사율을 낮춰 초전도자석으로 유입되는 복사열을 차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SFA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 스틸 도금조 11개로 이루어진 은도금 설비를 구축했고, 지난 1년 동안 도금 테스트를 거쳐 대형 열차폐체 표면에 8~1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두께로 정밀하게 균일한 은도금을 입히는데 성공했다.
ITER 열차폐체의 전체 조달을 맡게 된 것은 '한국형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에서 확보한 우수한 기술력과 한국의 제작기술 덕분이라는 게 핵융합연의 설명이다. KSTAR는 핵융합연이 독자 개발한 세계 최초의 초전도핵융합장치로 ITER의 축소판이나 마찬가지다. 과거 다른 국가들이 핵융합장치 열차폐체의 설계와 제작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반면, 한국은 은도금 등 기존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기술을 적용해 KSTAR 열차폐체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ITER 열차폐체는 KSTAR 열차폐체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ITER 열차폐체 초도품은 약 6주 후인 10월 중순 경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지역에 위치한 ITER 건설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현재 제작을 진행 중인 남은 열차폐체는 2020년 10월까지 제작을 완료하고 최종 2021년 초까지 조달을 완료할 계획이다. 정기정 ITER 한국사업단장은 "각종 극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ITER 장치 건설은 모든 과정이 기존 과학기술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라며 "ITER 열차폐체의 성공적 제작으로 또 하나의 도전을 이룬 만큼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해 ITER 장치가 성공적으로 완공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ITER 국제기구는 지난 2016년 첫 플라즈마 발생 시기를 2020년에서 5년 연기했다. 2025년까지 핵융합로 핵심 시설을 완성해 첫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2035년 완공해 본격적인 핵융합 실험에 돌입한다는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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