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조달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일부 자금에 대해서는 역마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오긴 했지만, 마땅히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광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민은행은 최근 연 7.7%에 1조 5,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습니다.
우리은행도 5,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7.8%의 금리를 제공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예금 수신 확대를 위해 7.3%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예금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당장 은행들의 자본 확충이 급하다 보니 갈수록 조달 금리가 높아지는 셈입니다.
실제 주요 은행의 전체 자금 조달 금리는 올 들어 줄곧 상승세입니다.
이렇게 높은 금리로 조달한 자금은 어떻게 운용되고 있을까.
▶ 인터뷰(☎) : 은행권 관계자
- "중장기보다는 일정부분 초단기로 들어오기 때문에 사실은 운용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거든요."
평상시라면 기업과 가계 대출로 예대마진을 얻을 수 있지만, 요즘은 사정이 그렇지 못합니다.
연말을 앞두고 BIS 비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은행들이 대출은 꽁꽁 묶어둔 채 안전한 국공채 투자에만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7%대 고금리 예금이나 후순위채를 팔아 5%대 수익률에 불과한 국공채에 투자하는 셈입니다.
▶ 인터뷰 : 유재성 / 삼성증권 은행업 담당 상무
- "조달금리가 요즘 많이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대출 등을 하지 못하다 보니 국채 등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역마진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은행 역마진이 중장기적인 수익성 악화와 자산건전성 악화를 가져온다는 점입니다.
단기적인 BIS 비율 맞추기가 오히려 은행 존립 기반을 약화시키고, 은행 부담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습니다.
조달 금리 상승과 대출 환경 악화가 초래한 은행의 역마진이 확대될 경우 자칫 금융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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