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내리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슬그머니 올리면서 대출금리 하락은 기준금리 인하에 훨씬 못 미쳤습니다.
정광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무려 2.75% 포인트나 낮췄습니다.
그렇다면 대출금리도 그만큼 낮아졌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폭의 절반이 조금 넘는 1.7% 수준의 인하에 그쳤습니다.
이렇게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금리 인하폭이 따로 노는 이유는 가산금리에 있었습니다.
신규 대출자와 대출 만기 연장자에 새로 적용하는 가산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와는 반대로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시중은행 관계자
- "(가산금리가) CD 플러스 예전에는 1.0(%)을 할 수 있는 고객을 1.4(%)나 1.5(%)를 받는다든지, 제가 봤을 때는 조금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게 아닌가."
은행들은 거래 실적이나 신용 등급에 따라 적용하는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가산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CD금리 급락으로 대출금리가 4%대로 떨어지면 은행들은 역마진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가산금리 인상이 역마진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CD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가산금리를 내렸던 것도 아닌데, CD금리가 내렸다고 가산금리를 올리는 은행의 관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은행 역마진을 논하기 전에 은행 스스로 구조조정을 솔선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은행에 유리하게만 바뀌는 가산금리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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