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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의 거장인 루트비히 판 베트벤(왼쪽)과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사진 제공 = 위키미디어] |
박주용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연구진은 빅데이터에 기반해 인간의 문화·예술 창작물의 영향력과 혁신성을 정량적으로 계산·평가할 수 있는 이론물리학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클래식 음악 빅데이터를 분석해 과거 200년에 걸친 클래식 음악의 변천 과정을 밝혔다고 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물리학회지(EPJ) 데이터 사이언스' 1월 30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1700~1900년 사이 작곡된 서양 피아노 악보로부터 동시에 연주되는 음정으로 만들어진 '코드워드(codeword·한번에 연주되는 여러 음의 집합)'를 추출하고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적용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등장한 작품들 사이 유사도를 측정해 서로 얼마나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특정 작품이 후대의 작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바로크·고전기(1710~1800년)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헨델과 하이든, 모차르트를 거쳐 고전-낭만 전환기(1800~1820년)에 접어들면서 베토벤이 클래식 음악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베토벤의 영향을 받아 리스트, 쇼팽 등 낭만기(1820~1910년)의 거장들이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57세로 생을 마감한 베토벤은 사후에도 100년 가까이 최고의 영향력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을 통해 라흐마니노프가 과거의 관습은 물론 자신의 작품 안에서도 끊임없이 차별화를 시도한, 가장 혁신적인 클래식 작곡가였다는 사실도 밝혔다. 실제로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은
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은 문학이나 그림, 건축, 디자인 등의 다양한 예술 작품에도 다양하게 적용 가능하다"며 "예술 작품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창작 콘텐츠의 우수성을 효율적으로 평가하고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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