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4시부터 방송된 SBS 개표방송 ‘국민의 선택’이 참신한 기획력과 발 빠른 보도로 시청자의 시선을 붙들었다. KBS와 MBC가 파업 여파로 혼란한 와중에 작심하고 달려든 흔적이 역력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다양한 컴퓨터 그래픽이었다.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을 순식간에 스튜디오로 불러들이거나, 접전 중인 두 후보를 마치 달리기 경기하는 듯한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하는 등 감각적인 연출로 시청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집중20’ ‘격돌20’ ‘친이계, 친노계’ ‘보수진보판세’ 등 소테마를 정해 개표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도 새로웠다. ‘왕의남자 이제 오디로’(이재오) ‘막말 버티기 국회 보이나’(김용민) ‘7선 꿈 향해 슛’(정몽준) ‘표절논란 돌려차나’(문대성) ‘내가 제일 고소해’(강용석) 등 주요 인물들을 한 줄로 정리한 촌철살인 표현은 이날 개표방송의 압권이었다.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한 강기갑, 축구하는 정몽준 등 사전 녹화를 통한 주요 후보자들과 SBS의 합작은 시청자들의 눈을, 초반 밝은 느낌에 이어 투표 막바지 긴장감 가득한 음악을 선곡하는 등 개표 추이에 맞춘 세심한 배경음악은 귀를 즐겁게 했다. 당선이 확실시 된 후보를 보도하는 것 또한 3사 중 가장 빨랐다.
KBS와 MBC는 후보들을 전신 모형으로 제작해 스튜디오에 세우거나 가상 화면과 동작인식기술을 결합한 ‘K모션’등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지만 ‘반란’ 수준의 SBS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간 대체로 선거개표방송서 공영방송 KBS와 MBC에 밀리는 양상을 보였던 SBS는 딱딱하고 무
진행자들은 이 새로운 방식이 영 익숙치 않았던지 터치스크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몇 번의 실수를 거듭하면서 “많은 선거 방송을 해봤지만 이번처럼 힘든 적은 처음이다”라는 푸념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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