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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1초’는 지난달 31일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펜싱 에페 4강전에서 신아람(26·계룡시청) 선수가 겪은 황당한 오심 판정을 의미한다. 신 선수는 1초를 남겨둔 상태에서 시간이 흐르지 않아 석연치 않은 패배를 했다.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은 분노했고, 방송 3사 프로그램은 촌철살인의 일침을 연일 날리고 있다.
선두주자는 MBC TV ‘무한도전’이다. 제작진은 특유의 자막을 선보였다. 4일 ‘무한도전’ 방송은 90년대 무한대학교 개그동아리 학생으로 변신한 ‘무도’ 멤버들과 배우 이나영, 이태성, 엠블랙의 이준, 데프콘이 동아리 MT를 떠나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가평으로 떠나는 기차안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 박명수는 실제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이라 대학생이라는 상황 설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콘셉트가 대학생 설정이라는 멤버들의 성화에 못 이겨 생각을 고쳐 먹었다. 이에 ‘1초만의 번복한 주장’ 이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또 스피드 게임을 할 때 노홍철이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단어를 온몸으로 설명해야 했고, 이를 빨리 성공하려는 다급한 모습에 제작진은 ‘1초밖에 안 지났어. 천천히 해’라는 자막을 넣어 시청자들을 웃겼다.
SBS TV ‘일요일이 좋다-런닝맨’도 오심을 패러디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휴가비를 건 레이스를 펼친 5일 방송에서 첫 화면을 런던 올림픽에서 억울한 오심 판정을 당했던 경기 장면들을 패러디한 문구를 넣었다.
‘초능력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제목으로 과거 초능력 미션 당시 화면을 내보냈다. ‘만분의 1초를 보는 자, 초고속 카메라도 볼 수 없는 흔들림을 육안으로 감지한다고 우길 수 있다’는 카드가 등장해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신아람 선수의 멈춰버린 1초와 관련해선 ‘1초를 멈추는 자’라고 패러디했다.
KBS 2TV ‘개그콘서트’는 오심을 날린 심판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용감한 녀석들’의 정태호는 5일 방송에서 “이번 올림픽, 판단은 짧고 1초는 길다”고 지적하며 “오심하느라 고생한 심판들, 우리나라에 놀러 와라. 1초만 맞자”고 해 청중과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불편한 진실’의 황현희도 외출할 때 “1초만 기다려”라며 늑장을 부리는 엄마의 상황에 빗대 “엄마들의 1초는 대체 얼마나 긴 시간일까요. 펜싱 심판도 집에서는 엄마였던 걸까요. 그는 심판일까요, 개판일까요”라고 조롱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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