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엔터테이너 김성은이 SBS 일일극 ‘그래도 당신’을 통해 브라운관으로 복귀했다. 그간 예능 MC, 단막극, 쇼핑몰 운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 온 그가 3년 만에 오롯이 배우 김성은으로 돌아온 것.
그가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은 ‘그래도 당신’. 위장 이혼으로 진짜 이혼녀가 돼버린 한 여자가 변심한 남편과 빼앗긴 딸을 되찾는 이야기다. 김성은은 극 중 손윗동서인 차순영(신은경)을 은근히 무시하는 얄미운 신나라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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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대표적인 ‘까도녀’ 로 통했던 그. 복귀와 함께 연기에 대한 욕심이 남달랐을 터. 다행히 안정적인 연기력은 연일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얄밉지만 어딘가 웃음을 유발하는 신개념 푼수 캐릭터로 친숙미를 더했다.
김성은은 “캐릭터 탓으로 주변에서 ‘밉상’이라고 부르는 데 오히려 재미있고 기분이 좋다. 주변에서도 한 층 여유롭고 편안해 보여 좋다고 하더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가장 달라진 건 ‘마음의 여유’가 생긴 거죠. 예전엔 ‘여보’, ‘아버님’ 등 사소한 호칭도 어색했는데 이젠 결혼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아선지 상황 이해 및 적응이 빨라졌어요. (나라는)시댁에 할 말은 다 하는 캐릭터지만 알고 보면 마음이 여린 친구에요.. 애교도 많고 친화력도 뛰어나고. 물론 실제의 저는 시댁에 그렇게 못 헐 것 같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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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번 작품을 선택한 데는 상대 배우에 대한 깊은 신뢰도 한몫 했다. 과거엔 자신이 더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주목 받을 수 있는 캐릭터와 작품을 원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상대 배우와의 호흡은 물론 작품성, 새로운 역할에 대한 도전 등이 그녀에겐 모두 중요한 기준이 됐다.
“장서원은 워낙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배우라 꼭 한 번 호흡을 맞춰 보고 싶었어요. 아직 배우 생활에 전성기는 오지 않았지만 분명 그 때가 올 거라고 믿어요. 그러기 위해선 시야도 더 넓게 가져야 하고 저의 연기력을 꾸준히 다져야 하죠.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 같아요.”
‘축구스타’ 정조국의 아내이기도 한 김성은은 ‘배우, 엄마, 아내’ 의 역할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 어느 때 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시간과 열정, 체력 분배가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했다.
“모두 내가 버릴 수 없는 ‘역할’ 들이죠. 다행히 남편의 외조 덕분에 고민을 많이 덜었어요. 결혼은 참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아이는 조금 더 늦게 가질 걸’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아이에도 내 연기에도 100% 열정을 쏟을 수 없으니까…”
김성은은 결혼 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꾸준히 인지도를 상승해왔다. ‘내조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남편에 대한 사랑과 신뢰도 깊다. 하지만 앞으로는 배우로서의 입지를 더 단단히 하고 숨겨진 역량을 제대로 인정받고 싶다고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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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한 열정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이에게는 쏟는 시간이 줄었다. 김성은은 “아이에게는 항상 미안하다. 24시간 함께 하고 싶지만 그러질 못 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대본 보는 시간 외 쪼갤 수 있는 시간은 모두 아이에게 투자하고 있어요. 운동, 피부 관리 등 역시 여배우에겐 필요한 관리지만 아이에게 양보하고 있죠. 배우로서는 좀 게으른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있지만 또 다른 배움이 분명 존재하니까. 평생 안고 가야 할 고민이죠.(웃음)”
김성은은 인터뷰 내내 답변 하나 하나에 공을 들여 진심을 담았다. 여배우답지 않은 털털함과 아줌마답지 않은 미모, 무엇보다 신인 같은 겸손함이 인상적이다.
“사람들이 내가 하는 연기를 보고 자연스럽게 받아 들였으면 좋겠어요. 저의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캐릭터, 작품을 만난다면 큰 행복이죠. 반짝 빛나는 별 보단 오래 오래 은은한 빛을 간직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사진 팽현준 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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