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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관객 900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미국 개봉을 준비 중이다.
아직 정확한 개봉 일과 배급 규모가 결정 나지는 않았지만 ‘설국열차’는 10월 원작 만화의 나라 프랑스에서 개봉한 이후 미국에서 관객을 찾을 전망이다. 일단 봉 감독은 프랑스 개봉을 위한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지만, 틈틈이 다른 버전의 미국 시장용 ‘설국열차’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응은 일단 좋다. 한국에서의 흥행과 외국 언론의 호평으로 ‘가위질의 대가’인 미국 메이저 배급사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한수 접고 들어간 상황이다. 앞서 ‘설국열차’는 미국에서 전체 125분 중 ‘20여분 칼질을 당했다’는 보도가 나와 한국 영화팬들은 물론 외국 SNS도 난리가 난 바 있다.
악명 높은 ‘가위손 하비’는 하비 와인스타인 대표의 별명이다. 입맛에 맞게 영화를 마음대로 자른다는 뜻에서 붙여진 닉네임이다. 많은 영화들을 미국에 개봉시키며 빠른 전개를 위해 자막으로 설명, 잘라내는 식이 일반적이다. 과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유명 애니메이션 ‘월령공주’의 러닝타임을 줄였다. 현재 미국에서 상영중인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도 23분이나 잘라냈다.
‘설국열차’ 미국 상영과 관련해 현지에 갔던 봉준호 감독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미국 개봉을 준비하기 위해 사무실을 갔었는데 옆 사무실에서 ‘일대종사’ 가위질을 하고 있더라. 무서울 정도”라고 기억했다.
하지만 봉 감독은 “영화를 향한 평가가 좋다는 것과 편집에 대한 영화 팬들의 분노 등을 의식했는지 와인스타인 측에서 편집에 대해 누그러진 것 같다. ‘어떤 부분을 넣고 싶냐’고 묻기도 했다”고 달라진 반응에 대해 전했다. 이어 “이제는 와인스타인에서 관련 메일을 받으면 확인하지 않고 일단 버틴다”고도 전해 웃음을 줬다.
미국에서는 영화 감독의 편집권 재량이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편집이 되는 반면 ‘설국열차’의 경우 와인스타인이 봉 감독에게 직접 편집을 하라고 해 눈길을 끈다. 봉 감독이 연출한 본 의도가 조금은 더 담길 전망이라 관객의 반응이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