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웃음소리는 줄이고 진지한 웃음은 강화한 ‘김병욱표 코미디’는 여전히 강렬했다.
‘하이킥’ 시리즈로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았던 김병욱 PD의 새 시트콤 ‘감자별 2013QR3’(이하 ‘감자별’)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3일 첫 방송된 tvN시트콤 ‘감자별’은 똥과 오줌, 전립선을 전면에 내세운 김 PD의 전매특허 ‘화장실 유머’와 톡톡 튀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안방극장 시선잡기에 성공했다.
이날 방송은 (주)콩콩의 전 대표이자 노씨집안의 가장 ‘내추럴 본 예민가이’ 노수동(노주현 분)과 (주)콩콩의 현 대표이자 ‘잘난 척 대 마왕’인 장남 노민혁(고경표 분), 이후 이들의 이웃으로 살게 될 ‘알바왕’ 나진아(하연수 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극중 수동은 (주)콩콩의 전 대표이자 노씨 집안의 가장으로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으로 인해 조금만 신경을 써도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다. 하루라도 전립선 약을 빼먹으면 마음이 불편하고 소변을 볼 때도 늘 누군가가 옆에서 “쉬~”를 해줘야만 간신히 소변을 볼 수 있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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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감자별 캡처 |
이들의 캐릭터는 노씨 부자 사이에서 고생하는 비서 정음(황정음 분)으로 인해 더욱 빛났다.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곱 만큼도 모르는 노씨 부자의 수발을 들며 극도의 인내심을 보여주었던 정음이 참다못해 결국 화를 폭발시키는 장면은 수동과 민혁 캐릭터의 웃음 포인트를 극대화 시키며 안방극장을 폭소케 했다.
한편 피라미드회사 루비회원이 되기 위해 열을 올리는 철 없는 엄마 길선자(오영실 분)와 단 둘이 사는 나진아는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다. 무엇을 하든 똑 부러지는 소화하는 진아는 막힌 공용 화장실 변기도 아름답게 뚫을 수 있는 이 세대의 진정한 ‘알바왕’이다. 살아생전 아버지가 일했던 콩콩 주식회사에 입사하기를 늘 꿈꾸며 매일같이 입사지원서를 넣고 합격을 기다리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차후 노씨 집안사람들과 어떤 인연을 맺게 될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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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감자별 캡처 |
2013년 어느 날 지구로 날아온 의문의 행성 감자별 때문에 벌어지는 노씨 일가의 좌충우돌기를 담은 시트콤 ‘감자별’은 김 PD를 비롯해 ‘하이킥’ 시리즈 사단이 다시 뭉치며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뚜껑을 연 ‘감자별’이 김 PD의 이전작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동안 시트콤에서 종종 사용되었던 인위적인 웃음소리와 박수소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늘 있어야 할 웃음소리의 부재에 다소 심심한 감은 있었지만, 오히려 그 빈자리에 진지하면서도 엉뚱한 코미디를 채워 넣으며 재미를 더했다.
나이를 초월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극중 매력을 부가시켰다. 젊은 배우 층을 대표하는 하연수와 고경표 등은 가공되지 않은 신선함을, 노주현과 이순재, 금보라 등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련함으로 작품을 능숙하게 이끌어나갔다.
방송 말미 겁에 질린 채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가던 진아가 갑자
“6개월간 정말 열심히 재미있게 만들었다. 첫 주 방송만으로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자신 있다”던 김 PD의 자신감처럼 ‘감자별’이 순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