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함이 진짜 행복이다.
[부산=MBN스타 여수정 기자] 개막작의 성공은 폐막작에 대한 기대로 종종 이어지곤 한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개막작 ‘바라-축복’은 타국 사람의 눈에 비친 인도의 춤 바라타나티암과 인도문화, 인도사람 등 인도에 대한 모든 것을 스크린에 옮겨 관객들을 매료시켰고, 이는 폐막작 ‘만찬’(감독 김동현)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10일 부산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베일을 벗은 ‘만찬’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도 않고, 학력이 뛰어난 것도 아닌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가족들이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사건 때문에 한 순간 그 평범함이 무너지며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만찬을 즐기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행복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개막작 ‘바라-축복’이 인도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 관객들에게 새로운 정보 전달과 춤이라는 흥겨운 소재로 눈길을 끌었다면, 폐막작 ‘만찬’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일상 속 소소한 행복에 대해 무한 질문을 던진다. 또 보이지 않는 장남의 무거운 어깨와 형제간의 우애, 감히 어느 단어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가족의 사랑 등을 스크린에 섬세하게 담아 물질만능적인 현 사회에 진정한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게 도와주기도 한다.
유명 배우가 등장하지도 않을뿐더러 충격을 안길 정도의 갈등도 ‘만찬’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쯤 겪었을 법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너무도 사실적으로 표현돼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극중 배우들이 한데 어울려 만찬을 즐기는 모습은 정말로 행복해보여 ‘만찬’의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행복이 깨지지만 이를 해결해가는 과정 역시 지극히 현실적이기에 이해되고 감정이입도 쉽다.
이에 대해 ‘만찬’ 김동현 감독은 “몇 년 전부터 평범한 삶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때문에 ‘만찬’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우리들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 자매의 이야기를 담아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관객들의 기억 속에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고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느끼게 한다.
↑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 ‘만찬’이 베일을 벗었다. 사진=만찬 포스터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