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은 거들 뿐.” 유명한 만화 ‘슬램덩크’의 이 대사가 생각났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도 농구선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TV 만화도 즐겨봤고, 대학농구에도 열광했다. 친구들과 밤새도록 흙먼지 날리며 코트를 누빈 기억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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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가 무척 궁금해 어서 빨리 ‘슬램덩크’ 다음 권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노브레싱’도 그와 비슷한 간절함(?)이 있었다. 이야기를 놓치고 싶지 않아 화면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을 정도. 활기차고 싱그러웠던, 무엇보다 즐거웠던 과거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호흡을 멈추고 물살을 가르는 영법을 소재로 해 제목까지 지은 ‘노브레싱’은 국가대표 수영선수를 꿈꾸는 두 학생의 끈끈한 우정과 패기 어린 열정을 담았다.
은둔형 수영천재 조원일(서인국)과 국민 동생 정우상(이종석). 수영 사고를 당해 아버지를 잃었기 때문에 수영을 하려 하지 않는 원일과 아버지로부터 앞으로만 나아가라고 채찍질 당하는 우상은 각자 답답한 현실에 살고 있다.
학교에서 사고를 쳐 퇴학 처분된 원일과 호주 대회에서 선수 폭행해 징계를 먹게 된 우상은 대한 체육고로 전학을 오게 된다. 어렸을 때 라이벌이었다가 헤어졌던 두 사람은 수영이라는 매개체로 다시 함께하게 경쟁하게 되고 꿈을 찾아 나아간다.
여기에 로맨스가 빠지면 서운하다. 학창시절 짝사랑 혹은 풋사랑도 그룹 소녀시대 유리를 통해 온전히 전해진다.
일단 두 청춘스타 서인국과 이종석을 보는 맛이 쏠쏠하다. 이상적인 몸매의 남자배우들이 수영복만 입고 서 있는 것만도 눈을 호강시키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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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 두 사람의 사랑을 받는, 가수 지망생 정은으로 나오는 건 남자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원일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정은의 아버지로 나오는 재석 역의 박철민은 전체 영화를 잘 굴러가게 하는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한다.
유치할 것만 같다고? 에이,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전형적인 하이틴 드라마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그렇게 유치하지 않다. 손발이 오글거리는 장면이 간혹 있긴 하지만, 이종석과 서인국, 유리니 넘어가게 된다. 혹자는 오히려 좋아서 환호성을 지를지도…. 특히 영화 보는 맛을 헤칠 정도도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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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