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가수 출신 연기자가 대거 등장한다는 우려 속에서 ‘내그녀’의 정지훈과 정수정의 연기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17일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이하 ‘내그녀’) 1회에서는 여자친구의 죽음에 음악을 뒤로 하고 홀로 살아가는 이현욱(정지훈 분)과 혈혈단신으로 씩씩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윤세나(정수정 분)의 만남이 그려졌다.
이현욱은 여자친구의 죽음 후 제주도에서 홀로 살아갔지만 우연히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여자친구의 동생 윤세나가 힘들게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돼 그를 찾기 위해 서울로 돌아온다. 윤세나는 빚쟁이 시달리면서도 작곡가라는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다 근무하던 호텔에서 이현욱을 만나게 된다.
↑ 사진=내겐너무사랑스러운그녀 방송 캡처 |
이날 이현욱에게는 연이어 시련이 닥쳤다. 여자친구가 목숨을 잃었고, 그 후 은둔의 삶에서 자신의 곁을 지켜준 개 달봉이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정지훈은 이런 이현욱의 아픔을 과도하지 않으면서도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신해윤(차예련 분)과 같이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여자들을 위트 넘치면서도 단호하게 거절하거나 자신의 개 달봉이를 전담하게 된 윤세나에게 잔잔한 말투로 까다롭게 구는 등 다양한 연기를 펼치며 극을 이끌어 갔다.
정지훈은 ‘내그녀’로 201년 KBS2 드라마 ‘도망자 플랜비’ 이후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지만, 그간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이현욱이라는 인물에 꼭 맡는 연기를 선보였다.
↑ 사진=내겐너무사랑스러운그녀 방송 캡처 |
드라마 시작에 앞서 시청자들은 주연을 맡은 정수정의 연기에 걱정 어린 눈길을 보냈다. 정수정에게 이번 드라마는 네 번째 출연 작품일 정도로 연기 경력이 부족했고, 최근 맡았던 SBS ‘상속자들’의 이보나 역을 포함해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들은 대부분 발랄한 역할이라 걸그룹으로서의 통통 튀는 이미지를 가진 정수정이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없었던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많은 시청자들의 궁금증 속에 펼쳐진 정수정의 연기는 윤세나의 굳센 이미지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시크한 표정으로 무난히 소화했다. 평소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정수정과 억척스러운 윤세나가 언뜻 어울릴 것 같지 않았으나 이날 보여준 정수정의 연기는 이런 편견을 깨기 충분했다.
극중 윤세나는 빚쟁이에 시달리기에 친구의 이름까지 빌려 살아야할만큼 불우한 환경을 지녔지만 이를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으며 씩씩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죽은 언니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눈물을 흘릴 때에는 씩씩함 속에 숨겨져 있는 여린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몇몇의 장면에서 어색함이 묻어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정수정은 그룹 무한동력의 쇼케이스 뒷풀이 파티에서 창피를 주는 시우(김명수 분)에 분노하거나 자신에게 윽박지르는 이현욱에 “왜 세상은 나만 가지고 그러냐”며 속에 있던 아픔을 폭발시키는 등 감정 연기가 필요한 장면에서는 충실하게 감정을 따르며 기대 이상의 연기를 선보였다.
1회에는 각자의 삶을 그려내며 두 사람의 조화가 본격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이들의 연기 호흡을 확인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오랜만의 드라마 복귀를 알린 정지훈의 성숙한 연기와 신인 배우다운 상큼한 연기로 이목을 집중시킨 정수정은 이제
한편, ‘내그녀’는 가요계를 무대로 상처투성이 청춘 남녀들이 음악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진실한 사랑을 키워가는 로맨스 드라마로, 매주 수, 목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