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종영②] 시청자는 왜 ‘아빠 어디가’를 외면했을까

[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 시즌2의 시작은 화려했다. 출연을 원하는 스타들이 쇄도했으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가상캐스팅이 등장할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며 명실상부 2014년 최고 기대 예능으로 떠올랐었다.

초반 캐스팅으로 잡음이 일기는 했지만 시즌1 당시 다섯 아이들 중에서도 시청자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윤민수와 그의 아들 윤후 부자는 이전과 다를 바 없이 그대로 출연을 확정했으며, 배우 성동일과 방송인 김성주는 맏아들이 아닌 둘째 김민율과 성빈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더욱 기대를 높였다. 무엇보다 김민율의 경우 시즌1 형제특집에 출연해 단번에 인기스타에 올랐던 주인공이었으며, 성빈 역시 시즌1에서 종종 얼굴을 내비치며 인기를 모았던 이들이었기에 시청자들의 이목은 더욱 집중됐다.

하지만 초반 좋았던 기운과는 달리 날이 갈수록 시청자들은 ‘아빠 어디가’의 품을 떠났고, 이는 시청률 참패로 나타났다. 11.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으로 시작한 ‘아빠 어디가’는 2015년 1월에 접어들면서 자체최저시청률 4.9%(1월11일)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2013년 예능의 판도의 키워드를 ‘가족육아예능’으로 만들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사했던 ‘어빠 어디가’는 왜 2014년에 들어서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당한 것일까.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작진이 대중의 마음을 읽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시즌2 출연자 라인업이 공개되면서 ‘아빠 어디가’는 한바탕 고초를 치러야 했다. 가수 김진표와 그이 딸 규원 양이 출연자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된 것이다. 논란의 발단은 과거 김진표가 온라인과 방송 등을 통해 선보였던 다소 부적절한 언행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부터였다. 시청자들은 따뜻한 가족의 성장스토리를 다루는 ‘아빠 어디가’에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는 김진표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그의 출연을 반대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많은 이들의 반대에도 제작진은 분위기 반전을 꿈꾸며 김진표 부녀의 출연을 강행했으나, 결과는 예상대로 시큰둥이었다. 김진표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다섯 살의 규원 양 마저 경우 아빠와 둘이서 여행을 떠나기에는 너무나도 나이가 어렸다.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거나 미션을 수행하기에는 아직은 부족함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는데도 실패했다. 처음부터 반대여론에 부딪치며 마음고생을 하던 김진표는 결국 중도하차를 결정,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웃을 수 있었다.

김진표의 하차 이후 많은 이들이 그토록 원했던 정웅인과 정세윤 부녀를 투입시키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지만, 한 번 돌아선 여론을 다시 돌리기에는 힘들었다. 이미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이다. 여기에 아빠와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과 아이들 사이 어울림과 소통을 다루었던 시즌1과 달리 시즌2에서는 각 가족끼리의 여행에 중점을 주면서 ‘아빠 어디가’ 특유의 재미를 놓치면서 시청률은 더욱 떨어졌다.

각 가족끼리 떠나는 초저가 배낭여행, 브라질 월드컵 여행 특집, 스케이트 배우기, 가을운동회, 외국인 손님 홈스테이, 아빠와 하루 일상 보내기 등은 시즌1에서 보여주었던 ‘아빠 어디가’의 풍경과는 확실히 달랐다. 이전과 같이 모든 가족들이 다 함께 떠나는 여행을 보고싶다는 시청자들의 요구에도 여전히 제자리였다. 개별 여행이 늘다보니 일각에서는 “아빠들 사이에 불화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따로 여행을 다니는 것이 아니냐”며 불화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그래도 아이들은 여전히 사랑스러웠다. 천사같이 착하고 순수했던 윤후는 한 살 더 먹으면서 남을 배려하고 동생들을 챙길 줄 아는 멋진 형이 돼 있었고, 다른 아이들 역시 꾸밈없는 솔직함으로 프로그램에 임하면서 순수한 동심만큼은 이전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제작진이 대중의 마음을 읽는데 실패하면서 이전과 같은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을 보는 재미만큼은 여전했다.

‘아빠 어디가’의 시즌2는 웃음 속에섣 많은 아쉬움과 과제들을 남긴 채 언젠가 제작될 시즌3를 기약하며 18일 방송을 끝으로 조용히 막을 내렸다.

한편 ‘아빠 어디가’ 후속으로는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유리, 전 농구선수 서장훈, 그룹 MIB 멤버 강남, 그룹 god 멤버 박준형, 개그맨 장동민,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 배우 조재윤, 곽동연, 작곡가 돈스파이크, 가수 윤도현, 개그맨 김준현 등이 출연하는 ‘애니멀즈’가 방송된다. 오는 25일 첫 방송.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