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영화는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한 문화생활로 자리매김을 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영화의 강점이다. 뿐만 아니라 칸영화제나 아카데미 등에서 수상한 작품들 역시 영화관에서 접할 수 있다. 해외 영화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셈이다.
해외 영화가 우리에게 친숙하게 느껴진 데에는 영화 수입사의 역할이 크다. 좋은 영화를 골라 관객들에게 소개해줌으로써 관객들의 수준 역시 높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영화사 조이앤컨텐츠그룹의 윤수비 마케팅 과장을 만났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영화사 조이앤컨텐츠그룹 마케팅담당 윤수비입니다. 저는 한 남자의 여자로서의 삶보다 영화의 애인으로서의 삶이 더 길었어요. 벌써 10년째예요. 제 나이가 올해 30살이거든요. 영화업에 종사한지는 2009년 부터고요. 그 이전에는 05학번 영화학도였어요. 영화밖에 모르는 삶을 살았어요. 제 의지와 열정이 있는 이상 영화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는 언제든지 주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Q. 영화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것 같네요.
A. “지금 이 순간들이 저는 정말 행복해요. 영화를 보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무한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거든요. 그냥 단순한 관객으로서의 삶뿐만이 아닌, 창작자로서의 삶을 살고 싶어요. 저는 항상 영화와 함께 하는 꿈을 꾸어요. 영화는 꿈만 꾸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꿈을 현실로도 만들어줘요. 제가 이야기 하는 것들이 남들한테는 허무맹랑한 허상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글로 쓰이고 영상으로 만들어지는 그림들이 모여서 멋진 한편의 영화가 탄생하죠. 영화처럼 살고 싶어요. 안 되는 것이 없고 모두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요.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Q. 조이앤콘텐츠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중학교 3학년 때 ‘인디안 썸머’라는 한국영화를 보고 난 이후부터 꿈이 영화감독이었어요. 두 배우(이미연, 박신양)의 절절하면서도 절제된 감정연기나 그 영화의 흐름 내내 멈추지 않는 긴장감 또는 스릴감은 아직도 여운이 남을 정도로 인상 깊었어요. 그 이전에도 저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E.T’, 남기남 감독님의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 그리고 이원세 감독님의 ‘엄마 없는 하늘아래’ 등 비디오방에 가서 비디오를 빌려와서 공테이프에 녹화 뜨는 것이 일이었을 정도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고 소장하는 걸 즐겼어요.”
Q. 영화감독이 꿈이었다고요?
A. “꿈 이전에 영화에 대한 애정이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에는 제 뜻대로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서 영화과 연출전공으로 진학을 해서 점점 깊숙이 이 영화에 대한 학문을 공부하면서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이 되기까지는 정말 복불복의 험난한 과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만큼 노력도 필요하고, 재능도 필요했는데, 그 재능이 저한테는 타고나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을 4년 동안 줄곧 하면서 수없는 갈등과 고민을 했었어요.”
Q. 그런데 감독이 아니고 영화사 마케팅으로 입사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A. “영화 일을 계속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그러다가 먼저 저는 영화현장에서 연출부 스크립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졸업을 하자마자 수없이도 많이 영화의 연출부와 스크립터 지원을 했었어요. 하지만, 그 쪽 벽도 엄청 높더라고요. 경험치를 가지고 있는 경력자를 상업영화 현장에서도 원하잖아요. 그런 상황에 어렵게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작이었던 변성현 감독님의 ‘청춘그루브’의 스크립터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Q. 현장에서의 경험이 영화감독으로서의 꿈이 조금 가까워지는 걸 느끼겠던 가요?
A. “막상 현장 프로덕션 때는 정말 여러 가지 마음고생도 뜻하지 않게 많이 할 상황들에 놓이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정말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시기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현장일이 돈벌이가 되지 않고 제 개인이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러다 조이앤컨텐츠와의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처음 입사당시에는 조이앤컨텐츠그룹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다른 영화사의 이름이었었고, 직원은 현재의 대표님, 이사님 재무차장님 외에는 안계셨어요. 이후 입사한 지 3개월 만에 회사 이름이 조이앤컨텐츠그룹으로 바뀌었어요. 지금은 회사의 규모가 점차적으로 커지면서 20여명 가까이의 직원들과 함께 근무해요. 저한테는 굉장히 친정 같으면서 전쟁장 같은 일터예요.”
Q. 조이앤컨텐츠그룹이라는 영화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처음에 영화수입사로 출발을 했었어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유통하고 제작하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 하시는 저희 대표님이 지향하시는 목표대로 장르별로 여러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회사예요. 극장개봉 영화를 주로 하는 브랜드 네임은 조이앤컨텐츠그룹이고, 온라인 VOD 또는 IPTV 부가판권 시장을 중심으로 B급 무비를 유통하는 스크린 조이, 에로틱 영화를 유통하는 조이 앤 키노, 그리고 작년 10월부터 가로수길점부터 시작한 극장사업인 조이앤시네마까지 여러 개의 브랜드로 나뉘어져 있어요. 지금은 전체적으로 외화 수입 위주지만 점차 한국영화 제작을 늘리려고 하고 있어요. 마케팅팀, 해외구매팀, 영상팀, 디자인팀, 배급팀, 경영기획팀 이렇게 여섯 팀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Q. 다양한 팀들 중에 해외영화 관련 팀들이 하는 업무가 궁금한데요.
A. “마케팅팀은 해외영화인 경우 극장개봉하기까지 이 영화에 대한 모든 정보나 진행사항을 총괄해요. 영화개봉일정이 정해지면 해외 선재딜리버리 체크 및 영화개봉을 위한 모든 제반사항을 마련, 영화의 규모에 맞게 먼저 광고예산을 정하고 외주 홍보사, 온라인마케팅사, 포스터제작팀, 예고편제작팀, 광고팀 등의 모든 스케줄을 확인하고 정리하고 개봉시키기 위한 마케팅 진행사항 확인하고 스태프를 꾸려요. 그리고 개봉일정 전에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본편 딜리버리와 수입통관필증 입수 그리고 본편 등급 심의진행까지도 모두 책임지고 있어요.”
Q. 해외구매팀의 역할도 상당하지 않나요?
A. “해외구매팀은 매 영화마켓 마다 출장을 나가서 외화를 구매하기 위한 딜을 진행하는 팀이에요. 출장가기 전에 영화마다 사전 조사를 해야 하고, 세일즈와의 관계도 항상 긴밀하게 조율을 해야 하고, 좋은 시나리오 또는 콘셉트를 가진 영화를 찾아내는 일을 대표님과 함께 하시는 팀이에요. 구매후보에 있는 리스트의 작품들의 시나리오 번역을 진행한다거나, 시놉시스나 트리트먼트 리뷰 후 영화에 대한 의견도 드리는 편이예요. 그리고 해외구매팀은 구매가 확정된 영화에 대해서는 그 영화에 대한 모든 자료들(본편, 예고편, EPK, 키아트, 프레스킷 등)을 요청하고 마케팅팀에서 추가로 필요한 해외데이터를 세일즈사 또는 제작사에 요청하는 업무를 하는 팀입니다.”
Q. 해외구매팀의 하루 일과는 통상적으로 어떻게 흘러가나요?
A. “해외 측과 시간차가 있어서 전날 온 메일들을 체킹하고 피드백 줄 내용들을 정리하는 업무로 하루를 시작해요. 그리고 해외사이트들을 통해 메인 선재공개 또는 스팟 리뷰, 프레스킷을 체크하여 마케팅팀에 알려주는 업무를 해주시죠. 최초의 정보제공자라고 할 수 있어요.”
Q. 영화를 고르는 취향과 시각이 각자 다를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고를 때 어떤 식으로 의견을 조율하나요?
A. “맞아요.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1000만 관객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직원들이 대체로 대중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20여명 가까이 되는 직원들이 모두 제각각의 개성 있고 개인적인 의견을 내어 놓진 않아요. 예를 들어 한편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각자 리뷰를 해서 각자 의견을 메일로 공유를 하거나 회의를 하게 되면, 일단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직원들의 의견은 거의 다 비슷해요.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의 개인적인 취향은 이 영화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방안으로 바뀌어서 의견이 제안되고, 반영되는 편이예요. 대중적인 시각과 개인적인 시각이 교집합을 이루어져 영화가 선택되고 있는 상황이죠.”
Q. 조이앤콘텐츠가 지향하는 영화 스타일이 있다면요?
A.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 그리고 다양함을 통한 새로운 창조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저희 영화사에서 2013년에는 ‘러브레터’ ‘레옹’ ‘그랑블루’ 등도 재수입해서 재개봉을 했었거든요. 그때 당시에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어요. 이처럼 저희는 대중들이 그리워하고 원하면 변화와 도전에 두려움 없이 영화를 선택하는 편이예요. 물론 위험부담도 있긴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통해 또 다른 변화와 트렌드를 이끌어 갈 수 있어야 영화산업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할 수 있다 생각해요.”
Q. 영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보람도 크겠어요.
A. “영화가 극장에 개봉해서 상영될 때가 제일 가슴 속이 후련하고 보람을 느껴요. 그리고 제가 참여한 영화에 대한 리뷰를 일반인 관객들이 리뷰를 해놓은 것을 읽을 때도 보람차구요.”
Q. 올해 조이앤컨텐츠의 라인업은 어떻게 되나요.
A. “올해 라인업도 정말 빡빡해요. 외화 중에서는 3월12일에는 ‘삼국지: 용의 부활’ 이인항 감독님의 성룡, 존 쿠삭, 애드리언 브로디, 최시원 주연의 ‘드래곤 블레이드’ 그리고 3월26일에는 ‘다이버전트’ 두 번째 시리즈 ‘인서전트’, 4월 중순에는 ‘테이큰’ 감독님이 메가폰 잡으신 숀펜 주연의 ‘더 건맨’이 개봉예정에 있어요. 현재로서 규모가 큰 상반기 외화 극장라인업은 이렇게 정리가 된 상황입니다. 올해는 또 유독 저희 한국영화를 투자를 진행해서 제작해 놓은 것들이 많아서 개봉을 준비 중에 있어요. 모두 지금 후반작업 진행에 있고요. 제일 먼저 3월 중순 경에 강지환, 윤진서 주연의 ‘태양을 쏴라’가 개봉예정에 있고, 권형진 감독님의 차기작 마동석, 조한선, 김민경 주연의 스릴러영화 ‘교환’도 상반기에 개봉예정 중에 있어요. 라인업이 너무 많죠? 하하.”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영화인으로 산다는 것, 어떤 의미일까요.
A. “영화인으로 산다는 것, 제 인생이 블록버스터가 된 것 같아요. 정말 다사다난하거든요. 그리고 저 혼자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많은 스태프들과 팀을 이루어 만들어가야 하는 영화여서 더욱 더 값지고 뜻 깊어요. ‘영화인’이라는 타이틀은 저에게는 정말 고마운 타이틀이에요. 평생 갖고 싶어요.”
최준용 기자, 박정선 기자, 여수정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