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10년 만에 검거된 무속인 사기꾼은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거액의 돈을 모았다. 어떤 사연이 있어서 사기 행각을 반복했을까.
16일 오후 방송된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10년간 지속된 신출귀몰한 무속인 사기꾼 박정순(가명) 씨의 전말을 다뤘다.
박 씨에게 사기를 당한 대전 지역 피해자만 5명, 피해 금액은 1억여 원에 달했다. 이들은 무속인이 아니라 친한 언니처럼 다가오는 박 씨에게 마음을 열 수 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박 씨와 박 씨의 가족은 10년 간 전국을 떠돌면서 사기행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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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리얼스토리눈 캡처 |
박 씨의 수법은 이랬다. 그는 화장품 판매업자들을 상대로 거액의 화장품을 사 환심을 산 후 고민을 들어주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박 씨는 이어 비싼 건물, 땅을 가지고 있다며 재력가 행세를 한 후 거액의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박 씨는 자신의 사기 행각에 대해 “신이 너무 욕심을 냈다. 자꾸 점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돈을 받았다. 신만 믿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 해명했다.
이를 들은 무속인 협회장은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한 것. 아무리 나쁜 신이라해도 돈을 갈취하는 신은 없다”고 단언했다.
무속인 박 씨는 남편의 친척 이름을 빌려 가명으로 지냈다. 친척은 “박 씨의 삶이 순탄하지 않았다. 그 가족을 보면 얼마나 조이는 마음으로 살았을지 불쌍하다”면서 어떤 사연으로 살아왔는지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박 씨는 어렵게 남편과 함께 가게를 차렸지만 빚만 떠안은 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이어 박 씨는 신병을 앓았고, 이후 신내림을 받았다. 이들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호적에도 올리지 못한 채 전국을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박 씨는 사기로 벌어들인 8억여 원의 행방에 대해서도 모호한 답을 내놨다. 그는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돈이 든다. 사기로 벌어들인 돈은 모두 생활비로 사용했다. 내가 생각해도 신이 너무 욕심을 냈다고 생각해 벌을 받기 위해 모든 걸 포기했다”고 전할 뿐이었다.
박 씨에게 당한 피해자들은 돈도 돈이지만 더욱 큰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스스로가 바보 같고 어리석었다며, 사람을 의심하게 됐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리얼스토리 눈’은 하루에도 수없이 일어나는 사건, 사고와 우리 사회의 각종 현상들에 대해 겉으로 보이는 사건 그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양한 시선과 관점으로 쫓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주중 오후 9시30분에 방송된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