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2006년 처음 방송을 시작한 M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이하 ‘휴먼다큐 사랑’)은 지난 10년 간 38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며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사랑을 그려 감동을 선사했다. 그 시리즈가 2015년 다시 시작한다.
삶의 고통 앞에서 때로는 따뜻한 웃음으로, 때로는 뜨거운 눈물로 사랑의 가치를 실현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다큐 사랑’은 지난 27일 방송된 지 10주년을 맞이해 과거 방송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을 다시 만났다.
이날은 2014년에 방송된 ‘꽃보다 듬직이’ 편의 듬직이, 같은 해 방송도니 ‘날아라 연지’의 연지, 2013년 방송된 ‘붕어빵 가족’의 윤정희 씨, 2006년 방송된 ‘너는 내 운명’의 정창원 씨 등을 다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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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휴먼다큐 사랑 캡처 |
‘꽃보다 듬직이’의 듬직이는 뇌성마비 1급 장애우로, 부모가 없어 여수시에 위치한 아동양육시설 삼혜원에서 자랐다. 그러나 나이가 찬 이후 장애인 보호시설로 향해야만 했었기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년이 지난 뒤 만난 듬직이는 다시 삼혜원으로 돌아와 있었다. 방송 후 듬직이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는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삼혜원 식구들 곁에서, 듬직이만 바라보는 ‘듬직바라기’ 모임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날아라 연지’의 연지는 방송 당시 내레이터를 맡았던 배우 김성령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김성령은 내레이션을 맡은 이후 연지네 식구들에게 개인적으로 500만원을 전하는 등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렇게 작은 체구의 연지도 어려운 일을 극복하고 작은 일상 속에서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큰 힘을 얻었다”며 “제 자신이 그 순간 겸손해지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것에 비해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힘을 보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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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휴먼다큐 사랑 캡처 |
2013년 6월 방송된 ‘붕어빵 가족’의 내레이터를 맡은 유해진 역시 방송이 끝난 후 ‘붕어빵 가족’을 다시 만났다. 그는 “내레이션 하면서 내가 정말 작아지더라.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다”면서 붕어빵 가족의 가장 윤정희 씨를 따로 만났다. 유해진은 윤정희 씨에게 봉투를 건네며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지만, 윤정희 씨는 끝내 거부했다.
그 이후에도 두 사람은 종종 안부를 연락하며 교감해왔다. 지난 6월 유해진은 “‘삼시세끼’를 할 때 누이가 생각이 났다. 그 많은 대식구가 잘 지내나 싶었다”면서 따로 윤정희 씨에게 마음을 건넸고, 윤정희 씨는 “돈에 의미보다는 그 사람이 저에게 전해왔던 진심. 인연의 끈을 소중히 여겨주는 마음을 볼 때, 그 사람이 제게 전해준 삶의 감동이 중요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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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휴먼다큐 사랑 캡처 |
또 10년 전, 9살 차이 나는 불치병 아내와 결혼식을 계획하며 많은 사람들을 감동에 빠지게 한 주인공인 ‘너는 내 운명’의 정창원 씨도 만났다. 창원 씨는 2006년 방송분에서 아내 영란 씨와 웨딩 사진을 찍었다. 당시 그는 “우리를 갈라놓는 이유가 죽음이 된다면 가는 사람이나 남겨진 사람이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서 사진 찍자고 했다. 그런데 (영란 씨가) 너무 예뻐서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울음을 터뜨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0년 만에 만난 창원 씨는 여전히 영란 씨를 그리워했다. 그는 “머리카락이 하얘지니까 시간이 가나보다 싶었다. 그냥 자꾸 마음속에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것 같다”며 “다시 만난다면 따뜻하게 손잡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휴먼다큐 사랑’은 10년 동안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단순히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만 의미 깊은 것이 아니라, 일상의 팍팍함에 치인 이들에게 마음 속 깊은 따뜻함으로 위로를 전한다는 데 중요한 뜻이 있다.
이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요즘처럼 인간관계에 있어서 파편화 되는 시점에 ‘휴먼다큐 사랑’이 가족 이야기, 사람 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의미가 크다. 단지 10년이라는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안에 담아왔던 일간된 흐름,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중요한 것”이라고 전해 공감을 더했다.
‘휴먼다큐 사랑’의 새로운 시리즈는 오는 5월4일부터 만날 수 있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