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국내 극장가에는 줄곧 ‘다양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곤 한다. 국내 영화 제작현황을 보면, 지나치게 상업적인 부분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항상 문제제기만 있을 뿐 제작 현황이 쉽게 달라질리 만무하다.
지난해 12월 개봉해 지난달 31일까지 누적관객수 약1425만 명을 모으고 막을 내린 영화 ‘국제시장’은 1분기 상영작 중 흥행 1위에 올랐다. 이 영화는 12세 관람가로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같은 기간 흥행 상위 10편의 한국영화 중 ‘국제시장’과 같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는 ‘쎄시봉’과 ‘허삼관’ 그리고 전체관람가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총 4편이다. 이중 올해 개봉한 영화는 ‘쎄시봉’과 ‘허삼관’ 단 두 편뿐이다. 이는 국내에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등급의 영화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
반면,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흥행 TOP10 중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포커스’ 세 작품을 제외한 나머지 7편이 가족영화였다. ‘신데렐라’ ‘테이큰3’ ‘스폰지밥’ ‘패딩턴’ ‘주피터 어센딩’ ‘일곱 번째 아들’ ‘홈’ 등이다.
지난해는 어떨까. 2014년 개봉한 영화를 기준으로 봤을 때 역시 앞서 제기한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국내 흥행 상위권 영화 10편으로는 ‘명량’ ‘국제시장’ ‘해적’ ‘수상한 그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군도’ ‘타짜:신의 손’ ‘역린’ ‘신의 한 수’ ‘끝까지 간다’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이 중 12세, 혹은 전체 관람가 등급의 영화는 ‘국제시장’(12세) ‘해적’(12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전체)가 전부고, 15세로는 ‘명량’ ‘수상한 그녀’ ‘군도’ ‘끝까지 간다’, 그리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타짜:신의 손’ ‘신의 한 수’ 등이 있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미국 흥행 상위권 영화 10편(박스오피스 모조 기준)으로는 ‘아메리칸 스나이퍼’(청불) ‘헝거게임:모킹제이’(13세)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13세) ‘캡틴아메리카:윈터솔저’(13세) ‘레고무비’(전체) ‘호빗:다섯 군대 전투’(13세) ‘트랜드포머:사라진 시대’(13세) ‘말레피센트’(전체)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13세) ‘빅 히어로’(전체) 등이 순위권에 들었다.
미국에서는 전체 및 13세 등급을 가족영화로 간주하기 때문에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제외한 9개의 영화가 가족영화인 셈이다. 반면 국내는 ‘국제시장’ ‘해적’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단 3편의 가족영화가 상위에 랭크됐다.
이 결과 국내 극장가에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한국영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섹스와 폭력 등의 자극적인 표현들을 줄여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면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하면서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힘이 생기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