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노래의 한 부분, 짧은 몇 초라도 그 존재감은 엄청나다. 가수들이 래퍼 빈지노를 찾는 이유가 음원차트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 22일 발표된 어반자카파의 신곡 ‘겟’(GET)이 발매되자마자 실시간 음원차트를 장악했다. 발표 당일 1위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반자카파는 발매한 지 5일이 지났지만 지니차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실 ‘겟’은 어반자카파의 새 EP 타이틀곡도 아닌 선공개곡이다. 오는 28일 발매를 앞두고 있는 EP 앨범에 앞서 먼저 선보인 곡으로 그 동안 감성 발라드 위주의 곡을 불러왔던 어반자카파의 음악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리드미컬한 재즈 힙합 장르로 그룹의 새로운 색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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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에는 래퍼 빈지노가 있다. 이번 ‘겟’에서 랩 피처링으로 참여한 빈지노는 짧은 분량이지만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상큼하고 경쾌한 멜로디에 빈지노와 조현아의 보이스가 조화를 이루면서 의외의 조합이지만 호평을 얻고 있다.
최근 빈지노의 이름은 음원차트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자신의 곡이 아닌 랩 피처링으로만 참여한 것뿐인데 그가 참여한 곡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김예림이다. 세 번째 미니앨범 ‘심플 마인드’(Simple Mind)에서 김예림은 ‘바람아’라는 곡을 빈지노와 함께 곡 작업을 했다. 남녀를 바람과 나무에 빗대어 표현한 이 곡은 세련된 사운드와 비유적인 가사가 돋보였고 특히 두 사람이 주고받는 보이스의 조합이 훌륭했다.
덕분에 ‘바람아’는 수록곡이었지만 타이틀곡 ‘알면 다쳐’나 선공개곡 ‘아우’ 만만치 않은 인기를 누렸다. 공개 당시에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100위권 안에도 꾸준히 등장했다.
김예림을 통해 윤종신 사단과 연을 맺은 빈지노는 윤종신의 ‘월간 윤종신’4월호에도 참여했다. 마크 로코스의 그림을 보고 쓴 곡인 ‘더 칼라’(The color)은 강렬한 펑크 리듬의 곡으로 파워풀한 윤종신의 보이스가 돋보인다.
이와 함께 빈지노의 쫄깃한 랩은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마크 로코스 철학을 그대로 담아내 쉬우면서도 귀에 착 감기는 가사로 완성했다. 윤종신과 빈지노의 조합에 ‘더 칼라’는 실시간 차트 100위권에 안착했다.
이에 윤종신은 “빈지노가 어떻게 랩을 써올까 기대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가사를 기막히게 써왔다. 역시 감각이 남다른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극찬한 바 있다.
최근 힙합 음악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많은 래퍼들이 활발히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 빈지노는 SNS나 사생활까지 관심을 받을 정도로 젊은 층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빈지노의 진가는 곡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짧은 순간이지만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면서 곡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고 있다. 그게 많은 가수들이 빈지노를 찾는 이유일 것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